
나는 테슬라 오너도 아니고, 로켓에도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트위터도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가 엄청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던 것 같다.
연말 휴가 때 무슨 책을 볼까 고민하다가, 책 꽂이에서 가장 두꺼운 책을 골랐다. 5일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권의 책을 읽을까, 아니면 두꺼운 한 권을 완독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하나를 읽기로 한 것이다.
두꺼운 책이 오히려 술술 읽힌다. 글이라는 것은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것이 더 어렵기 때문이다. 길게 풀어서 쓰면 사실 더 빠르고 잘 읽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도 그런 경우였다. 심오한 사상 또는 철학을 쓴 책이 아니라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이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아주 길게 풀어서 쓴 글이다. 술술 읽히는 책인 것이다. 730페이지 정도의 책이었지만, 실제로 집중해서 읽으면 2-3일 안에 읽을 수 있는 책이었고, 나는 휴가 기간 동안에 다 읽었다.
이 책은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전은 아닌 것 같다. 그의 삶에 대해서 어떤 퀄리티 있는 코멘트를 하기 보다는, 그냥 그가 누굴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엇을 먹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 이야기이다. 그렇다보니 그에 대한 평가는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둔 것이 많다. 글을 읽기만 해도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이 눈 앞에서 행동하는 것 처럼 그려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그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는 있다. 제멋대로이고, 자기중심적이고, 편한 상황을 못 견디고 리스크 테이킹을 하고 마는 그의 성향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중간중간에 월터 아이작슨이 내리는 그에 대한 평가, 그리고 일론 머스크가 왜 특정한 행동을 하는지에 대한 해석들이 몇줄 나오기는 하는데, 책 전체 내용의 5% 내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론 머스크는 밀어 붙이는 추진력과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리더십, 그리고 자기 고집의 결정체가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리 나쁜새끼 라는 욕을 먹더라도 해 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도 겸비하고 있다. 창업자로서 본 받고 싶은 면이 많은 사람이다. 바로 나쁜새끼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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