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보상 – 신재용 교수님

서울대 경영대학에 계신 신재용 교수님의 저서 공정한 포상 (Fair Pay)를 읽었다. 이 책은 지인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최근에 우리 회사의 보상제도를 다시 설계하면서 고민이 많았던터에, 지인에게 그 고민을 털어놓으니 이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을 받게 된 것이 계기였다.

사실 회사를 오래 다녔어도 HR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이상, 보상 제도에 대해서 설계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은 쉽지 않다. 급여를 받기만 했지 어떻게 주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본 적은 없을 것이다. 승진을 하기만 했지, 직위나 직급을 어떤 식으로 디자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민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가 고객으로서 아무리 오랫동안 외식업을 이용했다고 하더라도 막상 외식업을 창업하고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면 막막한 것과 비슷하다. 나도 직장생활을 열심히 했지만, 단지 종업원 입장에서 그러니까 HR을 고객 입장에서만 이용했을 뿐이고, HR 시스템을 디자인한다고 생각하니 막막한 것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우리 회사는 브루어리(제조장), 매장(서버/주방), 그리고 본사(영업, 마케팅, 재무회계 중심)의 세 조직이 서로 각기 성격이 너무나 다르고, 위치도 분리되어 있다. 심지어 근무 시간도 달라서, 제조장은 아침일찍 시작해서 4-5시면 끝나고, 본사는 10시~7시, 그리고 매장은 오후 4시~새벽1시까지 근무이다. 그렇다보니 모두 한 곳에서 모이거나, 동시에 온라인에 모으기도 쉽지 않은 편이다. 마치 지리적으로 서로 다른 타임존에 속해 있는 사람들처럼 일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본사는 사무직 중심으로 지식노동자들이 대부분이지만, 브루어리(제조장)에서는 육체노동이 많고, 매장에서는 감정노동이 섞여 있다보니 모두들 회사로부터 원하는바와 자신이 어떤 것으로 보상을 받고자 하는지 또한 미묘하게 다르다.

직원이 20~30명까지는 대표가 HR의 역할과 총무의 역할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지만, 직원이 50명이 넘어가면서는 슬슬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복잡성도 높은데다가 직원 숫자도 늘어나도보니 더 이상 내가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크고 작은 보상체계의 문제점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에 엔데믹을 겪으면서는 펜데믹 기간동안 억눌려 있던 사람들의 보상에 대한 욕구와 더불어 다가올 극한의 불경기에 대해서 조심스러운 경영진의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연봉협상 또한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의 결심은 HR 담당자를 채용하겠다는 것이었다. 다가올 불경기를 생각하면 큰 용단이었으나, 지금 돌이켜보면 올해 내가 한 가장 잘한 의사결정 중에 하나로 기록될 것 같다. 새롭게 입사한 HR 매니저와 함께 HR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개보수 작업을 진행중이고, 그 일환으로 이 책을 함께 읽어보게 되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책은 다른 어떤 자료조사보다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회사의 제도를 만드는 중이고, 대외비적인 내용이라서 모두 말할 수 없으나, 이 책의 퀄리티와 인사 보상제도에 대한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개런티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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