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후에 글로 남기겠지만, 사고가 나서 병원에 2주간 입원을 했다. 시간이 많다보니 책을 몇권 읽었다. 한꺼번에 올린다.
이 책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보다가 알게 되어서 읽게 되었다.
책 자체는 굉장히 흥미로운 토픽이다. 그런데 알릴레오의 내용이 워낙 엉망이라서 화가 나서 사서 보게 됐다.
이 책은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 맥주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서유럽의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에 집중되어 있는 책인데, 각각의 ‘모먼트’에 대해서는 비교적 잘 서술한 반면 그 맥락은 많이 생략되어 있다. 쉽게 예상할 수 있겠지만 주로 서유럽, 그 중에서도 독일, 독일, 체코, 폴란드, 러시아,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이 많다. 그런 역사적 순간들에는 어떤 맥주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10%정도만 살짝 이야기하고 있고, 나머지 90%정도는 역사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사실상 역사책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맥주 또는 주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고,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 역사적으로 맥주와 관련된 토픽들에 대해서 알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약간 ‘변두리 역사’ 같은 이야기도 많다.
그나저나 유튜브에서 너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모셔서 썰을 풀게 만드는 것은 문제가 많은 듯.
대부분의 내용이 정헌배 교수라는 사람이 한 말들인데, 너무 틀린 말이 많아서 한번 정리해봤다.
11분에 나오는 과일과 곡식(전분)의 당화에서 가장 큰 차이는 효모가 아니라 효소를 통한 당화임. 이후에 글루코스에서 알코올(에탄올)발효 할때 효모가 쓰이는 것이고, 이는 와인 등의 과실주나 맥주 등의 곡주나 차이가 없음.
20분부터 나오는 내용 중에서 맥주를 라거, 다크라거, 에일, 스타우트로 나누는 것은 매우 이상한 구분. 다크라거도 라거이고, 스타우트도 에일임
21분부터 나오는 라거 효모가 더 알코올을 많이 만들어서 도수가 높아 균질하고 가성비가 좋다는 것은 틀린 정보. 아마도 라거는 하이 그래비티 (high gravity)로 만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된 것인가?
22분부터 나오는 라거는 한두가지 균만 쓰고, 에일은 여러가지 효모를 넣는다는 말은 명백한 잘못된 정보.
25분부터 나오는 오비 아이스 맥주를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얼리면 맥주맛이 깔끔해진다거나, 이것이 기술적으로 우월하다는 것도 과학적인 근거 없는 이야기. (뭔가 아이스복 처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러면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는 효과로 설명했어야…)
32분부터 나오는 병맥주는 살균 한것이고, 생맥주는 살균 안한 것이라는 것도 업계 초보들도 아는 명백한 거짓. 패키지 타입에 따른 구분과 살균/비살균의 구분은 엄연히 다른 것.
33분부터 나오는 맥주 드래프트 라인을 불청소 해야 한다는 말은 정말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 불청소?
35분에 잠시 나오는 독일 케그(맥주통)과 다른 나라의 맥주통(케그)이 다르다는 말 역시도 황당한 이야기. cask beer 를 이야기 하려던 것이라면 분명하게 설명을 했어야…
39분부터 나오는 스타우트는 더 많이 볶은 것이고 다크라거는 덜 볶은 것이라는 말 역시 잘못된 틀린 설명. 라거와 에일의 차이이고, 스타일별로 다른 원재료의 차이로 설명을 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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