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DxSNU, ‘당신의 꿈에 디자인을 더하다’ 후기

TEDxSNU에 다녀왔다. 올해의 TEDxSNU의 주제는 ‘당신의 꿈에 디자인을 더하다’라는 것으로 디자인에 대한 것이었다.

 

오랜만에 서울대 입구에 내려보니 북적거리는 서울대입구역 안의 모습과, ‘여전히’ 길게 서 있는 3번 출구 앞 사람들의 긴 버스 줄, 그리고 서울대입구역의 스타벅스까지 모든게 반가웠다.

 

TEDx장소는 서울대학교 안에 있는 미술관 MoA에서 열렸는데, 이 미술관은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기에는 생기지 않은 곳이라서 조금 신기했다.

 

 

 

여러 연사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지만 기억이 남는 것들만 이야기하겠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의 방현우 교수는 (그의 부인인 허연실 작가의 말을 빌어서) ‘기술이 완벽하면 컨텐츠가 보이기 시작하지만, 기술이 어설프면 기술만 보인다’라는 말을 했다.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기술을 쓸 때, 완벽하게 구현을 하지 않으면, 그 과정에 대해서 사람들이 자꾸만 추측하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distraction 이 생긴다는 말이었는데, 공감되는 바가 컸다.

 

칼리그래퍼 이상현씨는 ‘봄날은 온다’라는 주제로 퍼포먼스도 보여주었다. 한글이 보여줄 수 있는 느낌에 대한 강연도 해 주었는데, 특히 펜 글씨와 붓글씨의 차이, 붓글씨가 가지는 더 풍부한 느낌들을 많은 예시로 보여주었다. 재미있었던 예시는 ‘똥’이라는 한 글자를 가지고 굵게도 얇게도 써보이면서 그 느낌을 잘 전달했던것 같다. 무엇보다 예시가 재미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세션은 공공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한 송주철님의 세션이었다. 우리가 스스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는 제품디자인, 산업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우리의 삶에 매일 영향을 끼치지만 절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공원, 공공건물, 도로 등의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셨다. 생각해보면 제품디자인/산업디자인보다 오히려 우리 삶에서 더 중요한 것은 공공디자인이 아닌가? 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요즘 서울에 돌아온 뒤로 점점 더 우리가 지난 30년간 얼마나 추하게 생긴 아파트들로 서울을 뒤덮었는지 다시금 깨닫고 있는데, 아파트의 외벽이나 높이 등도 이러한 공공 디자인의 영역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송주철님이 디자인하신 전북 고창의 한 마을의 벽화,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에서 나오는 ‘내 누님같은 꽃이여’ 라는 글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내 누님’은 김태희 같은 미인이 아니라, 이런 동네 아주머니들이 아닐까 생각하여 이런 벽화를 그렸다고 한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TED Talk의 묘미를 살린 영감을 주는 세션, 메시지와 인사이트가 분명한 세션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so what?’이라는 생각이 드는 세션이 몇몇 있었다.

 

사실 TED Talk들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자 내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인사이트이다. 누구나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반대로 나오거나, 누구나 그냥 지나칠법한 내용을 콕 집어서 캣치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인사이트 있는 세션이 부족했던 이유는 추측컨대 아마도 두가지일텐데, 우리나라 연사들의 강연 스타일이 메세지 위주라기보다는 서술형식이고, 두번째로는 이렇게 메세지가 분명하기 위해서는 큐레이션, 즉 사전에 주최측과 강연자측이 긴밀하게 메세지에 대해서 토론을 많이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좀 들었다.

조금 부족한 느낌은 있었지만, 학생들이 열정으로 이러한 행사를 준비한 것에는 정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중간중간 참석자들간의 네트워킹을 위해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한 점도 훌륭했다.

앞으로 TEDxSNU가 더 발전하고, 세계적인 이벤트로 발전하길 진정으로 바란다.

 

 

“TEDxSNU, ‘당신의 꿈에 디자인을 더하다’ 후기”에 대한 한 가지 생각

  1. 엇 저도 TEDxSNU에 다녀왔었는데 ㅎㅎ 오늘.. 다시 한 번 방현우 교수님의 말씀을 되새김질 하고 있다가 이 글을 읽으니 또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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