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은 없다.

과거 의학의 발달이 전염병 치료에 방점을 두고 발전을 해 왔다. 항생제 출현 이전에는 세균에 의한 감염이 가장 큰 죽음의 원인이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원인이 되는 세균을 찾아서 그것을 공격하는 목적의 약을 개발하는 것이 과거 의학 발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오늘날에는 의료의 형태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이제 대부분의 전염병 감염은 정복이 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점점 오래 살면서 만성질환들을 관리하는 것에 의학의 촛점이 옮겨 가고 있는 것이다. 심장병, 당뇨병, 암, 자가면역질환, 소화기 질환, 치매, 알레르기, 천식, 관절염, 우울증, 주의력결핍장애, 자폐증, 파킨슨병, 조기 사춘기, 불임 등등… 이런 만성질환들이 의료비용의 대부분을 잡아 먹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는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한 기능의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책이다. 기능의학은 만설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고 되돌릴 수 있는 치료모형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우리의 주변 환경과 우리의 행동 패턴을 변화함으로서 우리의 유전자가 자극받고 반응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서 유전자가 생물학적인 기능을 잘 조절하도록 하는 것이 기능의학의 핵심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만성질환을 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예컨대 고혈압은 질병인가? 고혈압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세균에 의한 감염처럼 하나의 원인을 찾아서 그것을 박멸하는 형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물론 혈압을 낮추는 약물이 다양하게 나오지만, 증상의 특정 원인을 직접적으로 치료함으로써 근본적인 해결을 해 주지는 못한다. 그냥 확률적으로 높은 어느 정도의 효과성을 가진 약물을 먹고 남은 여생을 그 약을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이 우리 대부분의 모습이 아닐까.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기능의학이라는 분야에 대해서 소개하는 책이다. 기능의학을 구성하는 운영체계는 크게 유전자/환경/생활습과/식단이라는 네가지 기본 요소와 흡수배설, 해독, 방어, 세포연락(호르몬), 세포수송, 에너지(생성과 활용), 신체구조라는 건강을 결정하는 7가지 핵심 생리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이들 7가지 핵심 생리과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다루고 있는데, 솔직히 이 부분의 디테일에는 조금 어려운 의학적인 내용들이 있어서 자세하게 읽지는 않았다. 책의 말미에는 그래서 이러한 요소들을 가지고 나의 생활습관과 건강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소개하면서 마치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혈관질환, 알츠하이머 등의 가족력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읽었다. 결론적으로는 생각보다 유전자의 영향이 아주 크지는 않다는 점. 콜레스테롤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이루어졌다는 점 등이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외에는 보충제, 운동, 수면/휴식 등에 대해서도 약간 생각이 바뀌기는 했다. 나는 평소 술자리가 많다보니 여러가지 보충제를 먹곤 하는데, 결국 멀티비타민, 오메가3, 비타민C, 프로바이오틱스의 4가지 보충제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꾸준히 먹어주는게 좋다는 것이 지금까지 많은 책과 동영상 등을 통해서 얻은 나의 결론이기는 하다. 다른 것들의 효능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에 대한 개인적인 공포심(?)은 약간 덜해진것 같고, 운동에 대해서는 결국 죽을때까지 그냥 하는게 맘 편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리고 뼈와 근육은 단순히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둥이 아니라, 우리의 면역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듯.

군데군데 너무 깊이 들어가는 내용은 스킵 하면서 읽고, 자신이 평소에 관심이 있던 분야에 집중해서 본다면 충분히 한번 볼 만한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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