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 김경일

교보문고에 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어서 샀다. 꽤 오래전 (1999년)에 나온 책인데, 그래도 볼만한 내용들이 있는 것 같아서 구매했다. 중간중간에 너무 시대가 지난 이야기 또는 시대가 지나고 나서 보니 뻔한 이야기들은 스킵하면서 빠르게 읽었다.

(참고로 저자 김경일은 최근에 방송에 많이 나오는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아니라 한문학자 김경일 교수임)

제목이 전하는 메시지가 이 책의 전체 내용의 거의 80% 정도는 된다. 우리나라의 케케묵은 유교문화 때문에 우리나라의 많은 자유와 발전이 저해된다는 내용이 그 중심이다.

우리나라의 유교문화라는 것은 중국에서 시작된 오리지널 유교문화와도 달리 변형되고 뒤틀린 것이다. 중국은 공산주의 혁명을 거치면서 유교 문화를 적폐로 규정하고 많이 청산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혁명이라는 것이 없이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대한제국에서 일제로 일제에서 미군정으로 미군정에서 대한민국으로 정권이 ‘이양’되는 형태로 생겨나다보니 제대로 유교를 청산할 기회가 없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족보의 거래 등의 이유와 그 밖에 여러 이유로 양산되기만한 양반계층들이 늘어났고, 집집마다 제사를 지내는 웃지못할 상황까지 벌어진거다.

일본의 유교는 일부 지배계층의 논리였다면 우리나라의 유교는 생활 곳곳까지 파고들어서 알 수 없는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 무척이나 다른데, 아무튼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유교는 중국과도 일본과도 다르다. 그리고 그 두 나라는 혁명/유신 등으로 싹 이 문화를 걷어낼 기회가 있었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기회가 없었다. 그러니 홍동백서니 조율이시니 하면서 음식 놓는 순서, 절 하는 순서, 술 따르는 순서 등등에 연연하면서 아직도 유교에 얽메이고 있다.

(딴 얘기지만) 나는 우리나라 지폐에도 불만이 많다. 도대체 우리나라가 조선인가? 우리는 엄연히 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에 산다. 그런데 왜 조선의 위인들이 화폐에 나오는걸까?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 나라의 현대화에 이바지한 사람이나, 건국에 이바지한 사람을 화폐에 넣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황, 이이, 신사임당, 이순신…. 이게 뭔가 싶다. 아직도 우리는 조선의 망령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인가? 적어도 사상적으로는 근대화를 이룩하지 못한 절름발이 국가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이 책에서는 우리가 그토록 숭상하는 유교문화, 성리학, 주자학, 조상숭배, 주검숭배를 비판하고, 많은 유교문화가 위정자들과 집건 계층만을 위한 논리일 뿐 윤리적으로는 허구이고, 우리를 오히려 퇴락의 길로 인도할 뿐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그 그 문체가 아주 통쾌하다. 유교문화의 깝깝한 굴레에 대해서 늘 느끼고 있던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아주 시원한 책이었다.

며칠 전이 설날이긴 했지만, 과연 우리 조상님들은 본 적도 없는 며느리들이 명절마다 와서 자기를 위해서 전을 부치고 상을 차리길 바랬을까? 그냥 후손들이 잘 먹고, 잘 놀러다니길 바라지 않았을까? 도대체 왜 이런 문화가 자리를 잡은 것인가? 그냥 남들이 하니까 하는건 아닐까?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점들과 딴지걸고 싶은 점들이 한둘이 아니지만, 명쾌한 답은 없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다들 이제는 제발 좀 케케묵은 옛날 사상에서 벗어나서 제발 좀 자유롭게 살자. 이대로 사람들을 계속해서 옭아메고 괴롭혀봐야 다들 그냥 이런 갑갑한 세상에서 결혼도 하지 말고 애도 낳지 말자고 생각할 뿐인데…

조상님들 그래봤자 대가 끊길 뿐입니다.

이제 제발 좀 놓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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