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디북스에서 eBook 으로 다운로드 받아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사피엔스’를 읽었다.
사피엔스는 유발 하라리라는 유대인 역사학자가 쓴 책인데, 무려 인류의 역사 전체를 커버하는 무시무시한 책이다. 이 책은 역사책이라고 보기보단 인류학 책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책을 읽으면 좋아할 만한 사람들은 리차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혹은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총.균.쇠’ 혹은 ‘어제까지의 세계’ 를 좋아했던 독자들이라고 보면 된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한 사람’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인간 혹은 인류를 여러가지 인사이트 있는 측면에서 묘사하고 있으며, 유대인이 쓴 책이기 때문에 서구적인 관점과 비서구적인관점 사이에서 어느 정도의 균형을 맞추어서 쓰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이지만, 결국은 서구문명의 시각이 지배적으로 다루어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들이 얼마나 ‘우연의 산물’로서 지금의 문명을 만들었고,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으며, 또 때로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아직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점을 군데군데에서 서술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다지 특별하지도 않고, 매우 무지할 뿐 아니라, 서로 시기, 질투하며, 동족을 죽이기를 서슴치 않는다는 점에서 때로는 참으로 미개한 종족처럼 보인다. 그럼에도인간 혹은 인류가 만들어낸 많은 무형의 이상, 생각, 정신들이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만들기도 했고, 서로를 죽이고 전쟁을 일으키게 만들게끔 하기도 했다.
내가 이 책에서 특별하게 감동을 얻은 부분은 사상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종교, 제국주의, 자본주의, 공산주의 등에 대해서 필자가 서술하는 방식, 그리고 그로 인해서 사회가 영향을 받아서 변화하는 부분 등이었다. 그는 분명 경제학이나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닐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회에 대해서 굉장히 인사이트 있는 묘사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예컨대 그가 말하는 자본주의의 핵심이라는 것은 ‘신뢰’와 ‘성장’이라는 것이라는 점은 굉장히 인사이트 있는 표현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거의 모든 것이 바로 성장과 신뢰라는 두가지 축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아주 신랄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이 통쾌하기까지 했다.
참고로 이 책은 서점에서 실물을 봤을 때 읽기에 꽤 부담이 되는 분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TTS (Text To Speech)로 읽는 것을, 아니 듣는 것을 택했다. 요즘 운전을 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운전을 할 때마다 틈틈히 TTS를 듣는 것을 택했고, 읽는 속도는 1.2배속으로 했는데, 2-3주 정도만에 모두 읽었고, 내용을 기억하는 정도나 이해하는 정도도 글을 읽는 것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줄을 치거나 중요한 부분의 책장 한귀퉁이를 접어 놓는 등의 행동은 할 수 없었지만, 꽤나 긴 분량의 인문학 책이나 소설의 경우에는 TTS도 꽤 좋은 방법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