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스타우트 5종 비교시음 (Kernel 3종 + Fuller’s London Porter + St. Peter’s Old-style Porter)

포터랑 스타우트가 뭐가 다르냐?

평소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쉽게 말해서 포터와 스타우트는 역사적으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두 가지 장르의 맥주는 같은 길을 걷다가 어느 순간부턴가 갈라진 길을 따로 걷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시점에서 어떤 서브 장르의 맥주를 놓고 이야기하느냐에 따라서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같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스타우트에는 roasted barley 가 들어가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이 논쟁은 끝이 없이 계속되고 있고, 외국의 맥주 사이트들의 포럼을 봐도 명확한 답은 없다. 심지어 몇몇 미국의 브루어리의 브루마스터들은 술을 다 만들어 놓고 마지막에 포터로 이름을 지을까 스타우트로 이름을 지을까 고민한다고 할 정도니까, 실무적으로는 아주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참고로 포터와 스타우트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하다면 윤한샘 님이 비어마스터클럽에 올린 아래 글은 일독을 할 가치가 있다. http://beermasterclub.co.kr/?p=2879

[맥주스타일] 스타우트, 아빠(포터)를 뛰어넘은 아들(스타우트) beermasterclub.co.kr

물론 포터와 스타우트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떤 포터, 어떤 스타우트에 대해서 물어보느냐? 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도 있다. 포터나 스타우트는 어떤 장르에 대한 지칭이기도 하지만, 서브 장르를 엄청 많이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BJCP의 가이드라인 (2015년 현재 드래프트 버전)에 나오는 포터와 스타우트만 10종류가 넘는다.

– English Brown Porter

– American Porter

– Baltic Porter

– Irish/ Dry Stout

– Irish Extra Stout

– Sweet Stout

– American Stout

– Oatmeal Stout

– Tropical Stout

– Foreign Export Stout

– Russian Imperial Stout

X축을 술의 도수(ABV), 그리고 Y축을 IBU(International Bittering Unit)으로 놓고 BJCP에 나오는 맥주들을 플롯팅을 해 보면 아래와 같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포터랑 스타우트가 어떻게 다른가요?’ 라고 물어볼 때에는 American Porter와 Irish/Dry Stout가 어떻게 다른지 혹은 English Porter와 Irish Stout가 다른지를 묻는 것은 아닌 것이다. 왜냐하면 위의 그림에서 보듯이 이들 사이에는 어느 정도 스타일이 다름을 BJCP 가이드라인이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American Porter와 Irish Stout는 도수 자체에서 오버랩이 없어서 명확하게 구분이 될 수 있고, English Porter (Brown Porter) vs. Irish Stout (Dry Stout)의 비교도 Bitterness 에서 스타우트가 일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버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약간 다르게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포터랑 스타우트랑 뭐가 다른가요? 라고 할때는 보다 폭 넓게 장르에 대한 의견을 묻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이에 대한 나의 대답은 “넓게 보면 크게 다르지 않고, 세부로 들어가면 구분이 된다.” 인 것 같다.

여기까지가 포터와 스타우트 이론에 대한 이야기였고, 본격적으로 오늘의 시음 이야기를 해 보자

Kernel Brewing의 대표적인 스타우트와 포터가 3종류가 있다.

– Export india porter

– Export Stout London 1890

– Imperial Brown Stout 1856

이렇게 세 종류의 맥주를 시음해 보기로 했다. 모두 Ratebeer.com에서 99점 혹은 100점의 평가를 받는 맥주들이라서 기대가 컸다. 이렇게 좋은 맥주를 한꺼번에 시음하는 것은 무척 설레는 일이다.

비교시음에서 영점을 잡기 위해서 Fuller’s London Porter를 준비했다. 그리고 궁금해서 한번 구매하였던 St Peter’s Old Style Porter 도 이 참에 한꺼번에 시음을 하였다.

맨 오른쪽의 병은 Export Stout London 1890을 예전에 마셨던 병인데, 신기하게도 1달 전에 구매한 것은 도수가 7.1% 였는데, 최근에는 7.4%로 올라가 있었다. Kernel에서 아마도 도수 조절을 한 모양이다.

먼저 가볍게 런던 포터, 즉 English Brown Porter 두 종류를 시음하였다. 특히 Fuller’s London Porter는 English Porter 라는 장르를 가장 대변하는 맥주이다.

– London Porter : ABV 5.4%

– St. Peter’s Old Style Porter: ABV 5.1%

두 맥주 모두 대표적인 English Porter 혹은 Brown Porter였지만, 맛은 조금 다르다. 겉보기나 헤드의 유지, 바디감 정도 등은 거의 비슷했지만, 향에서 St. Peter’s는 훨씬 카라멜이 강했고, Fuller’s는 초콜렛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재미있는 것은 둘다 영국 정통 포터답게 아주 불투명한 검은 색이라기 보다는 약간은 루비 빛이 돌면서 투명도가 느껴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brown porter는 SRM(색을 나타내는 정도)이 American Porter 혹은 Stout보다 약간 낮기는 하다.

이는 다음으로 시음한 Export India Porter (5.9% ABV)와 비교해서 보면 아주 명확하다. 왼쪽이 English Porter이고, 오른쪽이 Export India Porter이다. 사실 Export India Porter라는 것은 스타일은 아니지만, 좀 더 Baltic Porter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도수는 5.9% 정도로 Baltic Porter의 일반적인 스타일보다는 약간 낮았지만, 훨씬 Fruity 했다.

Export Stout는 확연하게 헤드도 더 크리미하고, 색깔도 불투명한 검은색이다. 향은 완전 에스프레소 커피 혹은 볶은 커피 콩 향이 돌고, 약간의 너트, 바닐라, 초콜렛이 느껴졌다. 명확한 풀바디에 7.4% 라는 알콜이 어느 정도 입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터는 물론 강한데, 홉비터의 영향도 있지만, 몰트 자체에서 주는 탄 곡식의 맛에서 오는 쓴 맛도 남아 있는 것 같다. 홉 향은 거의 없지만 약간 Earthy (흙 느낌)을 느낄 수는 있다.

Export Stout를 마시다가 다시 영점을 잡기 위해서 London Porter를 마시면, 런던 포터는 거의 물바디에 너티한 캐릭터남 남고, 초콜렛이나 커피 향은 많이 중화되어 버리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음한 Imperial Brown Stout는 무려 10.2%이다. Russian Imperial Stout는 원래 8-12% 정도이므로 딱 중간이기는 한데, Brown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서 Brown malt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겉보기로 색을 볼 때에는 거의 불투명한 커피, 흔히 말하는 간장색이다.

물론 스타우트라는 큰 장르안에서 나타나는 커피, 초콜렛, 토피, 탄 곡식 맛 등이 기본적으로 백본을 형성하고 있지만, 여기서는 건포도, 건자두, 자두와 같은류의 과일 플레이버가 나타나는 것이 다른 맥주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평소에는 한종류의 술만 마시는 경우가 많아서 이렇게 포터와 스타우트들을 늘어놓고 비교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나도 큰 마음 먹고 비교시음을 해 본 것이었는데, 결론적으로는 …

런던 포터의 두 종류는 둘 다 좋긴 했지만 St Peter’s Old Style Porter 처럼 카라멜 스러운 포터보다는 그래도 Fuller’s의 초콜렛이 더 입에 맞는 것 같다.

아울러 Porter, Export Stout, Russian Imperial Stout 의 구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느낄 수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과일 향이 나는 Imperial Stout 종류보다는 커피향이 진동하는 Export Stout (Foreign Extra Stout) 가 가장 취향에 잘 맞았던 것 같다. Export Porter 라는 스타일은 좀 애매했으며, Russian Imperial 은 아주 훌륭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자주 마실 수는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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