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ost – 육즙 가득한 버거와 IPA의 조합이란..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 쪽은 번화가이며 관광객들이 많다. 가게들도 오래된 건물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좀 좁거나, 북적북적한 느낌이다. 하지만 남쪽으로 내려오다보면 de Pijp (파이프) 라는 곳이 있는데, 이 동네쪽은 신흥 맛집들도 많고, 집들이나 넓직하고 한적한 가게들이나온다.

De Pijp 안에 Troost Brewery 라는 곳이 있다고 하여 가봤다. De Bierkoning 주인 아저씨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다. De Pijp 안에 브루어리가 있다고? 흡사 청담동 한복판에 브루어리가 있다고 하는 소리로 들렸다.

 

홈페이지를 보니 뭔가 깔끔한 느낌이다. 메뉴를 보니 음식도 꽤 구비가 잘 되어 있다. 마침 집에서 자전거로 5분 거리라서 좀 일찍 퇴근하는 날 저녁식사도 할 겸 들렀다.

전체적으로는 약 70-80평 되어 보이는 곳이다. 외부에서 보면 꼭 커다란 교회당 같기도 하다.

내부에 들어서니 꽤 넓직하다. 한쪽에는 우리나라 하우스 맥주집들이 많이 하는 방식대로 브루잉 장비를 마련한 방이 있고, 창문을 통해서 보이게 해 두었다. 바도 있고, 낮은 테이블, 높은 테이블이 골고루 갖춰져 있어서 단체로 와도 좋고, 나처럼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도 구석 자리가 항상 비어 있는 그런 곳이었다.

내부는 깔끔한 디자인이었고노란색 전구에 납작한 판을 대어서 만든 조명이 인상적이었다유리방 건너로 있는 브루잉 장비가 조명을 받아서 반짝였고내부의 하얀색빨간색 페인트 조합과 아주  어울렸다내가 어렸을 적에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같은 단순한 의자와 책상들을 사용해서 내부를 아주 심플하게 가꾸었다.

탭에는 총 7개의 맥주가 있었다. Blond, Weizen, Saison, Tripel, Bok, IPA 그리고 Imperial IPA 였다. 전반적으로 도수가 센 편이고,  Saison도 무려 6.8도이다. Weizen과 Saison 사이에 5도에서 5.5도 정도의 페일 에일이나 라거계열이 하나쯤 있었다면 좋았겠다 는 생각이 들긴 했다.

(테이블에는 벨기에 메뉴만 있는데, 요청하면 영어메뉴를 갖다 준다)

저녁식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버거를 시켰고, 마른 토마토, 베이컨, 시금치 페스토, 모짜렐라 등이 들어간데다가 치아바타 빵이 얹어진 버팔로 버거를 시켰다. 이렇게 쥬시한 버거에는 아무래도 IPA인 것 같아서 오랜만에 IPA를 주문했다.

예상대로 완벽한 조합. 치아바타를 사용한 버거는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 같은데, 바삭바삭함이 버거의 쥬시함과 어우러지니 정말 훌륭했다. IPA는 홉향 그득한 미국식 IPA였는데, 구릿빛에 헤드는 조금 약한 편이었고, 비터는 강했다. 맛은 훌륭했고, 특히 버거와의 궁합이 아주 잘 맞았던 것 같다. 순식간에 버거와 IPA 한잔을 뚝딱했는데, 한참동안 입 안에 버거의 맛이 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나서 BOK을 한잔 시켰다. BOK은 적갈색에 가까우며, 촛불을 비춰보니 영락없는 루비 색이다. BOK에서는 약간은사탕향 혹은 흑설탕 향이 느껴졌다. IPA와 똑 같은 ABV 6.5였는데, 조금은 더 알코올기운이 느껴졌다. 더 마실수록 꽃향기가 Aftertaste에서 느껴졌다. 미디엄 바디였으며, 비터는 IPA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약간은 있다. (메뉴판을 보니 IBU 30이라고 적혀 있음)

 

해가 어둑어둑지면서 펍 안은 사람들로 점점 더 가득찬다. 5-6명 정도의 남자들이 바 앞에 서서 몇잔 들이키면서 기다리던 친구가 오면 악수를 하곤 등을 두드리면서 가벼운 허그를 하는, 세계 어디를 가던지 어떤 펍에서나 볼 수 있는 익숙한 광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어둑해질수록 펍 안의 분위기와 흥이 더해지는 것 같았다. 한국에도 너무 으리으리한 펍 말고 이런 소박한 브루펍이 더 많이 있다면좋을텐데… 이런 생각을 하며 남은 BOK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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