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맥주란 무엇인가? (2016 주류박람회 심포지엄 후기)

 

 

오늘 코엑스에서 2016 주류 박람회가 있었다. 한글 이름이 주류박람회라고는 하지만 영어 이름은 Wine Expo이기 때문에 많은 맥주인들의 원성이 자자하긴 하다. 부디 내년에는 ‘제발’ 이름이 바뀌길…

아무튼..

 

 

비어포스트의 요청으로 ‘크래프트 맥주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대담을 나누는 세션에 진행자로 참여했다. 세션에 참여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 핸드앤 몰트, 도정환 대표
  • 플래티넘, 윤정훈 부사장
  • 사계/파이루스, 이인호 대표
  • 글로벌 크래프트 코리아, 크리스 대표

내가 진행한 세션이지만, 정말 한 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사람들을 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사람들을 모으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주최측인 비어포스트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하며…

우리가 나눈 토의 토픽은 다음과 같았다.

 

  • 한국에서 크래프트 맥주라는 것의 정의
      • 무엇이 크래프트 맥주를 크래프트 맥주로 만드는가?
      • 미국/ 호주 등 다른 나라의 크래프트 정의?
      • 유럽에서는 전통맥주 vs. 대기업맥주 vs. 크래프트 맥주의 더 복잡한 다이내믹스가 있는데, 유럽에서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 수제맥주, 하우스 맥주라는 한국어 단어에 대한 생각
      • 한국 사람들 ‘수제’라는 단어를 좋아함 – 수제햄버거, 수제소시지, 등
      • 수제맥주, 하우스맥주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 크래프트 맥주는 맛있나? 왜 맛있나?
      •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맥주
    • 크래프트 맥주는 일시적인 붐인가?
      • 한국에서는 자영업 중심으로 일시적인 유행(Fad)에 대한 공포가 있는데, 크래프트 맥주 역시 비슷한 길을 갈 것인가?
      • 2002년 월드컵 때의 하우스 맥주 붐이 결국 거품으로 꺼졌는데, 어떻게 하면 크래프트 맥주는 이것을 막을 수 있을까?
  • 최근 와바(Wa Bar)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 향후 10년, 20년 안에 20% 시장 점유율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 한국 크래프트 맥주 업체들의 대동단결 방안

나름 굉장히 의미 있는 주제들이 많았다고 자평한다. 그리고 매우 훌륭한 패널들이 많이 있어서 의미 있는 디스커션이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름대로 인상 깊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하자면

  • 크래프트 맥주의 정의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수제맥주라고 부르던, 하우스맥주라고 부르던 그게 무슨 상관인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가장 중요하고 두번째로 중요한 것은 크래프트 맥주를 만드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들, 예컨대 ‘좋은 원재료’, ‘퀄리티에 대한 욕심’, ‘마케팅과 외관보다는 내용물 (맥주)를 더 중요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 한국에서 크래프트 맥주 시장이 더 커지려면 가격과 소주라는 두가지 측면에서의 장애물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크래프트 맥주 업계가 다 같이 모여서 열심히 음식과의 궁합이나, 세금제도, 소비자들에 대한 교육에도 힘써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맥주 본연의 매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와인이 아닌 이유는 가볍고 부담없이 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 한국의 크래프트 맥주 업계도 조만간 down 을 겪을 것이다. 지금 업계에는 맥주에 대한 열정이 아닌, 돈만 보고 쫓아 온 사람들도 분명히 있고, 맥주에 대한 열정은 뛰어나지만 비즈니스로서 성공시키지 못할 사람들도 있다. 이것들을 겪고 나면 더 단단한 기반 위에서 크래프트 맥주가 붐을 이룰 것이다.
  • 한가지 분명한 것은 크래프트 맥주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하나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브루어 길드 같은 형태로, 홉이 없으면 서로 꿔주기도 하고, 서로서로 지식을 공유하는 모임이 필요하다. 물론 제도 개선을 위해서 한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로 3년째 주류 박람회에 가보지만, 매년 크래프트 맥주의 위상이 커지는 것을 느낀다. 바라건대 내년에는 와인을 즐기러 오는 사람보다 맥주를 즐기러 오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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