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ss

 

 

Mikkeller 맥주를 탐방하기 위해서 코펜하겐에 갔다. 그런데 의외의 수확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Amass라는 레스토랑이었다.

 

유럽을 여행하면서 맥주를 마시러 다니는 맛도 있지만, 낮에는 꼭 좋은 식당을 한군데 정도는 간다. 코펜하겐에서는 바로 여기 Amass가 그런 곳이었다. 처음에는 Pat2Bach 님의 블로그를 보고, 한번 가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정도였는데, 막상 와서 보니 블로그에 기록된 것 이상으로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Pat2Bach님의 Amass 포스팅은 일독을 할 필요가 있다: http://pat2bach.blog.me/220169581368

 

 

Amass를 가는 길은 조금 멀었다. 코펜하겐 시내에서 20-30분 정도는 가야 있는 외딴 동네였고, 매우 한적한 동네였다. 코펜하겐 중앙역에서 40번 버스를 타고 누가봐도 버스 종점인 곳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Amass가 보인다.

 

 

 

 

외진 곳에 있는 덕분에 경치는 기가 막히게 좋다. 레스토랑 밖에는 이 레스토랑의 식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보이는 야채며 허브들이 이것 저것 자라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종업원 한명이 레스토랑 앞에서 기르고 있는 각종 허브와 채소들을 보여줘서 사진에 담았기에 먼저 몇장 올린다.

 

 

내부는 천장이 높고, 콘크리트 빔이 그대로 들어나 있는 건물에 무심한듯 넓직한 좌석배치와 인더스트리얼계열 조명등이 달려 있다. 탁 트인 실내 공간이 편하고 케주얼한 느낌을 준다.

 

 

 

나의 자리는 우연치 않게도 바로 주방 옆자리였다. 바로 옆에서 요리에 대해서 쉐프들끼리 말하는 것도 다 들렸고, 헤드 쉐프가 뭐라고 말을 하면 다들 ‘Yes Chef!’라면서 큰 소리로 이야기하는 것도 모두 들을 수 있었다. 누군가와 같이 갔다면 이야기를 나누기에 방해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지만, 혼자라서 오히려 생생한 현장을 옆에두고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쉐프들은 주방과 홀을 오가면서 나에게 인사를 건냈고, 그러다가 몇 명의 쉐프와는 꽤 오랜 시간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나는 일반적인 레귤러 메뉴를 시켰고, 화이트 와인을 한잔 마시다가, 나중에는 미켈러의 람빅을 곁들여서 식사를 했다. 음식이 훌륭했던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서비스도 훌륭했고, 무엇보다 미켈러와 콜레보레이션을 해서 맥주를 만들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이 레스토랑은 자세가 됐구나 싶은 느낌이랄까? 🙂

Amass에서 미켈러를 통해서 브루잉해서 판매하는 맥주는 모두 4가지- Red Ale, IPA, Lambic, Oatmeal Stout. 이렇게 만든 맥주는 이 레스토랑 뿐 아니라 외부에도 유통되기 때문에 바틀로 사서 마실 수도 있다. 물론 이 곳에 오면 음식과 페어링 해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말이다. 와인 페어링 옵션도 물론 있고, 그게 더 메인이겠지만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중에서 이렇게 대놓고 적극적으로 맥주 페어링을 권하는 곳도 드물것 같다.

아무튼 이쯤에서 잠시 음식 감상…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가운데 들어간 대구는 3 Fonteinen 의 람빅으로 절인 생선이라고 한다. 

이 곳에서 식사를 하는 동안, 헤드 쉐프인 Matt Orlando와 맥주에 대한 이야기를 꽤 나누었다. 이 사람, 알고보니 맥주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이 있다.

Matt는 처음부터 내가 람빅을 시킨 것을 보고, 흥미를 보이더니 내가 맥주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식사를 하고 있으니까 와서 이것저것 물어봤다. 지나가다가 꼭 한번씩 멈춰서서는 맥주 맛이 어떻냐? 코펜하겐에는 무슨 일로 왔냐? 미켈러는 왜 가려고 하냐? 어떤 맥주를 좋아하냐? 등등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서 의도치 않게 아주 맥주에 대해서 깊이 있는 얘기까지 나누게 되었다.

 

Mikkeller와 Amass의 Collaboration 맥주 4종 중에 하나인 람빅 Plum Crazy

 

 

심지어 나를 도와주던 서버는 다음달에 브뤼셀에 간다고 한다. 맥주를 좀 더 접해보기 위해서라고 하길래, 마침 나도 브뤼셀에 2번이나 갔기에 내가 어떤 곳들을 둘러봐야 하는지도 알려주었다서버는 뉴질랜드에서 온 청년이었는데맥주는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내가 알려준 정보들이 도움이 좀 되었을 것 같다

나를 서빙해 준 청년. 뉴질랜드에서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는데, Amass같은 좋은 레스토랑에 일하고… 부럽다.  

 

그리고 첫 메뉴였던 대구를 사우어 맥주에 절인 다음에 감자를 얇게 썰어서 카라멜라이즈 시킨 사이에 끼워서 나온 요리가 있었는데, 알고 보니 대구를 절인 맥주가 바로 3 fonteinen 의 Gueze였다.

심지어는 마지막에 나온 아이스크림은 Mikkeller의 오트밀 스타우트로 만든 것이라고 하니, 감동의 물결이다. 마지막 디저트였던 아이스크림은 초콜렛 아이스크림인데, 그 안에 오트밀 스타우트를 곁들이고, 맨 아래에는 베이컨 카라멜을 깔았다.

 

미켈러 오트밀 스타우트를 재료로 사용한 아이스크림이 디저트로 나왔다.

 

레스토랑의 한쪽 구석에는 왠 오크통이 있다. 아무리 봐도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좀 친해졌다고 생각했는지 Matt 가 오더니 ‘너 저 오크통 뭔지 알아?’라고 물어본다.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 했던거 같다.

 

 

알고 보니 Matt가 미켈러의 미켈에게 이야기해서 어디서 오크통을 하나 구할 수 없냐고 물어봤단다. 그랬더니 미켈이 칸티옹에서 람빅 제조에 사용하던 오크통을 구해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오크통은 원래 와인을 담궜던 것이고, 그 후에 깐띠옹에서 몇년간 람빅을 만드는데 쓰였다가 지금 여기에선 와인식초를 담구고 있다고 한다.

 

 

Shive(곡면쪽에 있는 뚜껑)를 열고 냄새를 맡아보라고 해서 향을 맡아보니 환상적이다. 와인과 람빅과 식초, 그리고 오랜 시간이 함께 버무려진, 이 세상에서 한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환상적인 향이 났다.

 

식사를 거의 다 마쳤는데, Matt 가 또 깨알같은 정보를 하나 주었다. 바로 Mikkeller와 3 Floyds의 Collaboration Brewpub이 어제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그도 지난 밤에 가보고 싶었는데, 너무 바빠서 못 갔다면서 나에게 이름을 알려주었다. Warpigs… 나는 물을 마시면서, 람빅의 기운을 몸에서 좀 몰아내고 이윽고 Warpigs로 발길을 돌렸다.

 

 

****

오늘 올라온 Mikkeller의 Warpigs 오프닝 공지

http://mikkeller.dk/warpigs-open-business/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