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관련 신문 기사 – 시장 점유율에 속지 마라

 

 

요즘 맥주 관련 커뮤니티나 페이스북 등에 맥주와 관련된 질문들이 정말 많이 올라온다. 그 중에서는 어떤 맥주가 좋으냐? 혹은 어떤 맥주가 잘 팔리느냐 등을 비롯하여, 맥주에 대한 느낌도 물어본다… 그 어떤 느낌적인 느낌…. ??

그래서 오늘은 맥주 여행 이야기가 아니라 한번쯤 다른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최근 들어서 맥주 자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법 제도 등이 개편되면서 맥주 기사들이 정말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들이 맥주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최근에 일고 있는 수제맥주, 즉 크래프트 맥주에 대한 관심과 라거 맥주 vs. 에일맥주 논쟁, 한국 맥주맛 논쟁 등이 이 모든 뉴스의 확대 재생산을 이끌었다.

뉴스라는 것은 물론 읽고자 하는 사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기자들이 기사를 쓰는 것이겠지만, 반대로 뉴스를 만들어내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도 뉴스가 많이 나온다. 불과 5-10년 전까지만 해도 간단명료하기 이를데 없던 산업이었는데, 신규 진입자들도 많아지고, 수입 맥주도 늘어나면서 맥주 신문기사가 많이 나오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페이스북을 보다 보면 맥주 관련 기사들을 읽으면서 엄청 흥분하시고, 또 인사이트를 얻었다면서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 내가 볼 때에는 잘못된 기사들도 꽤 많이 있는것 같아서 맥주관련 신문기사를 읽는 법에 대해서 좀 이야기하고자 한다. (반응이 좋으면 또 올리겠다.)

맥주 자료 … 모으기가 쉽지 않다. 

요즘 맥주 관련 시장 점유율 기사가 부쩍 많이 나온다. 그런데 시장 점유율이라는 것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처럼 그렇게 단순하게 집계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시장 점유율에는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매출액 기준의 점유율과 물량을 기준으로 하는 판매량 점유율이 있다. 그런데 맥주와 같은 소비재, 그것도 물량이 중요한 산업에서는 물량 기준의 점유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둘 다 중요하지만)

맥주의 물량은 크게 국내에서 생산되는 양과 해외에서 수입되는 양으로 볼 수 있는데, 국내에서 생산되는 양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국세청이고, 수입되는 양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관세청이다. 그런데 관세청은 사이트에서 국가별 수입량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국세청은 정확히 어떤 업체가 얼마나 출고 하는지를 말해 주지 않는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주류협회에서 출고량 데이터를 내놓았는데, 2013년 봄 이후로 그 자료가 나오지 않고 있다. 관세청에서는 계속해서 수입 맥주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다면 시중에 떠도는 맥주 시장 점유율 자료는 도대체 다 어디서 온 것이란 말인가?

물론 닐슨과 같은 시장 조사 기관이 만드는 자료를 참고했을 수는 있다. 그런데 시장 조사 기관은 보통 POS (Point of Sales) 기준으로 자료를 수집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마트나 편의점에서 ‘띡’ 하고 찍으면 그 자료가 각 편의점 혹은 마트의 전산망에 입력이 되고 시장 조사기관은 이것을 수집하는 것이다.

그러면 세 가지 의문이 들 것이다.

첫째, 만약에 마트나 편의점이 그 자료를 시장조사기관에 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둘째, POS가 없는 동네 구멍가게 등에서 팔리는 맥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셋째, 마트나 편의점, 나아가 동네 구멍가게는 그렇다고 쳐도 고깃집, 횟집, 호프집에서 POS에 정확하게 찍지 않고 판매하는 이른바 유흥주점용 맥주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렇다. 맥주는 채널에 따라서 크게 가정용과 유흥업소용으로 나눌 수 있고, 이는 세법상으로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99% 지켜진다고 봐야 한다.

가정채널은 마트, 편의점, 구멍가게 등이 있는데, 이 중에서 마트,편의점 등의 체인점들은 대부분 시장 조사기관에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동네마다 있는 구멍가게는 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시장 조사 기관은 몇몇 업소를 샘플로 채취해서 그것을 기반으로 추정한다. 즉, 정확한 데이터는 없다는 것이고, 시골 산간 지역 등은 제외된다. 게다가 군부대, 면세점 등에서 판매되는 술도 제외되는데, 이 물량이 전체 소비량의 약 1-3% 내외로 보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과 같은 체인이 전체 가정채널의 2/3 정도 된다고 보고 있고, 실제로 동네 구멍가게에서 소비되는 맥주도 가정용의 1/3 정도는 되는 것으로 본다.

가정용 채널은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유흥업소용 맥주는 도대체 얼마나 팔리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시장 조사기관도 보통은 가정채널에 대한 데이터만 수집하고 분석하지, 유흥채널에 대한 데이터는 수집/분석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않는게 아니라 못하는 쪽에 가깝다. 그 이유는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먼저 유흥업소들은 그 형태나 사이즈, 지역 등이 너무나 다양하다. 동네 호프집, 치킨집, 피자집 부터 시작해서 요즘 유행하는 봉구비어, 상구비어 등등. 게다가 노래방, 룸쌀롱, 가라오케, 바, 펍, 유흥주점까지 더하면 전국에 몇만개 정도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술이 언제 얼마나 어떻게 판매되는지는 전산화 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지경이다. 얼마나 팔리는지는 알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얼마나 마셨는지는 또한 집계가 어렵다. 게다가 케그에 담긴 생맥주는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각 호프집 사장님은 알고, 도매상들은 알아도, 전국적으로 집계하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 맥주의 물량에 대한 조사는 주류 제조업체에서 도매 업체로 나가는 출고량을 기준으로 한다. 일단 시장에 풀리면 집계하기가 너무 어려운 특성이 있다.

시장 점유율 자료는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여기까지 맥주가 얼마나 팔리는지 집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그런데 기사에 나오는 점유율 몇 %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각 주류 제조사 및 유통업체들은 자기들의 시스템에서 맥주가 얼마나 팔리는지 알 수 있다. 주류 제조사들이야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판매량만 알기 때문에 점유율 측면에서 자료를 만들기 어렵겠지만, 유통사들은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므로 몇몇 대형 유통사들이 힘을 모아서 정보를 공유한다면 점유율을 알 수 있다. 다만, 자신들이 운영하는 체인점에서만 알기 때문에 대표성은 떨어질 수 있다.

다음 기사를 보자.

 

몸집 불리는 롯데, 1위 오비맥주는 ′내리막길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150309000074

이 기사도 보면 A 마트와 B 편의점에서의 점유율이 당당하게 나와 있다. 마트와 편의점이 보통 자신들의 POS 데이터를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을텐데, 어떻게 이렇게 당당하게 숫자가 나와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에서 마트와 편의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회사는 몇개 안된다. 그 중에서도 맥주에 관심 많은 회사는 더더군다나 몇개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회사가 어떤 방법으로 자료를 집계하여 기사를 내거나 혹은 기사를 내는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했다고 추정해 볼 수도 있다. 그러면 과연 이 시장 점유율이 시장 전체에 대한 대표성이 있는가? 라는 점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그 점이 의심스럽다.

어떤 기자가 단독으로 저런 자료를 수집해서 기사를 쓰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서 보도자료로 만들어서 줄때 포함된 자료일 확률이 크다. 그리고 기업의 홍보실에서 자료를 제공해 가면서 저런 기사를 냈을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다음의 세가지만 기억하자.

1. 맥주는 시장 점유율 집계하기가 쉽지 않은 산업이다.

2. 맥주에 대한 시장 점유율 기사를 쓰는 경우에는 전체 시장을 대표하지 않는, 일부 시장만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3. 따라서 맥주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에 대한 기사를 읽을 때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지 경계하면서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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