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azing 6 Months – 맥주 스타트업 창업, 6개월

맥주 스타트업인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를 창업한지 만 6개월이 지났다. 그 동안에 있었던 일을 자금, 사업, 사람으로 나눠서 정리해보겠다.

 

자금

엔젤 투자자들로부터 펀딩을 받았다. 어떻게 보면 지금 한국의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스노우(SNOW)의 김창욱 대표님과 봉봉(Von Von)의 김종화 대표님에게 받았다. 이 두 사람은 내가 대학 시절부터 오랫동안 알아오던 사람들로서 사실 투자자이자 멘토인 셈이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투자자 모집의 원칙은 ‘도움이 되는 투자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나의 멘토이자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받는 두 사람에게 투자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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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피플펀드 (peoplefund.co.kr)을 통해서 투자를 받았다. 이 투자는 일종의 debt financing으로서 회사채 발행으로 볼 수 있다. 2억원을 모집했는데, 사전 모집에만 8억원 넘는 금액이 모여서 이미 일찌감치 펀딩의 성공이 예견되었다. 실제로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지 1분만에 2억원 모집이 마감되었는데,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고, 이렇게 많은 성원을 보내준 모든 투자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아무튼 이로서 당분간은 현금흐름에 대한 큰 고민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회사의 경영자로서 가장 위안이 되는 점이다. 물론 자금을 계속해서 생성해내고 끌어오는 것은 내가 매일 매일 숨을 쉬듯이 고민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업

 

7-8월은 여름 시즌 덕분에, 9월에는 하남 스타필드점 오픈과 외부 유통을 처음으로 시작한 것에 대한 파이프라인 (초도) 물량 덕분에, 10월에는 옥토버페스트 덕분에 계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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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아마 최고의 하이라이트는 하남 스타필드 점 오픈일 것이다. 하남 스타필드는 이마트측의 선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사실상 이마트와 신세계 계열이 분리되면서 이제는 데블스 도어와 이마트의 관계도 예전같지는 않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아주 좋은 조건이 왔고, 우리는 고심 끝에 입점을 결정했다. 몰 (mall) 환경에서 맥주를 판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이런 경험도 한번 해 보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경험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스타필드 점 입점으로 인한 상승 효과는 의외의 곳에서 발생했다. 각종 부동산 중계업체에서 엄청나게 연락이 많이 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부동산 조건들이 조금씩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즉, 우리에게 선택권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부동산을 찾아 헤매면서 조건을 네고 할 때와는 달리,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다. 좋은 제안들이 많이 온 덕분에 9월과 10월은 거의 부동산을 알아보면서 다니는데 시간을 쏟았다. 더 많은 부동산을 볼 수록, 조금씩 더 부동산을 보는 눈이 생겼고, 협상을 할 때에 어떤 점을 더 힘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도 생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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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일산, 분당, 판교 등을 돌아다녔지만, 부동산에 있어서 의외의 수확은 바로 옆집에서 터졌다. 우리 옆집에서 연마 공장을 하시던 이웃이 이사를 간다고 하셨다.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고생하면서 장사하는데’ 라면서 그 자리를 흔쾌히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했다. 항상 긴 줄을 서서 기다리시는 손님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첫 점포를 열면서 아쉬운 점도 많았던 우리였기에, 본점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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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를 찾아왔고, 또 재미있는 사업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 중에서도 영국 최고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이자, 전세계 13명만이 가지고 있는 Master Cicerone을 보유하고 있는 제임스 와트가 방문하여 우리에 대해서 좋게 평가해준 것도 빼놓을 수 없다. 18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시면서 수제맥주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던 수많은 규제를 철폐해 주신 홍종학 전 민주당 국회의원과 함께 ‘홍종학 에일’ 이라는 맥주를 함께 만든 것 역시 매우 뜻깊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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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편으로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해졌다. 이제는 절대로 점포를 늘리지 않겠다고 했던 업체들도 성수동에 들어오는가 하면, 이제는 데블스 도어조차도 성수동에 부동산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점포를 열지 않았던 날에도 소음이 심하다고 민원이 들어오기도 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한국의 업체들이 어찌나 속이 좁아 터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미성년자를 보내서 술을 마시게 한다음에 신고하는 업체도 있다는 얘길 들으니, 우리는 아직은 다행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사람

문제는 사람이다. 회사의 성장 속도에 비해서 사람이 부족하다. 사람이 없어서 성장이 더뎌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서 부쩍 많이 하고 있다. 주류산업 및 외식업에 대한 좋지 못한 인식으로 인해서 좋은 인재들이 필요한 만큼 많이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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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우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업계에서 가장 실력 있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리크루팅 하고 있다. ‘살찐돼지의 맥주광장’으로 유명한 김만제를 영입한 것을 비롯해서, 미고자라드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김영근, ‘우루사’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강승현, Certified Cicerone 중에 한명인 최준호, 그리고 이미 영입이 결정되었지만 아직 발표할 수 없거나, 계속 물밑작업으로 만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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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사람에 대해서 목마름을 겪고 있는 현실이 힘들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아마도 나는 이 사업을 계속해서 하는 동안 아마도 돈에 대한 목마름이 없을 수는 있어도 사람에 대한 목마름은 계속 겪으리라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 좋은 사람을 계속 끌고 올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나에게 계속되는 숙제로 남으리라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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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is coming…

겨울이 오고 있다. 맥주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겨울은 우울한 계절이다. 사람들이 맥주를 덜 마시고, 야외활동도 줄어들어서 맥주를 마실 기회조차 줄어든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에게 이번 겨울은 무려 2곳의 추가적인 매장의 공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혹독한 겨울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년 봄이 오기 전에 충분히 체력과 실력을 비축하고, 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적기라는 생각도 든다. 이번 겨울이 지나보면 내년에도 우리가 한국 크래프트 맥주 업체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업체로 계속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결정이 날 뿐 아니라, 최고의 크래프트 맥주 회사가 될 수 있을지도 어느 정도 알 수 있지 않을까…

 

 

 

 

 

 

2 thoughts on “Amazing 6 Months – 맥주 스타트업 창업, 6개월

  1. 요즘 MBA를 준비하면서 MBA Blogger 님의 예전 글들을 읽어보는 가운데, ‘아 이분과 한 번 만나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곤 했는데, 해외에 계신 줄 알았더니 저희 집 바로 코 앞에서 스타트업을 하셨군요! +_+ 사업 번창하시길 바라오며, 곧 한 번 맥주 맛을 보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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