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에서의 트레이닝과 멘토링

새로 들어오는 신입 컨설턴트들에 대한 교육에 2주간 트레이너로 참여했다. 보스톤에서 2시간 정도 외곽에 떨어져 있는 Cape Cod라는 곳에 있는 한 호텔에 전세계에서 온 약 150명의 신입 컨설턴트를 모아 놓고, 역시 전세계 각지의 오피스에서 온 25명의 트레이너가 교육을 하는 형식이다. 1년에 6번의 세션이 있는데, 내가 참여한 것은 올해 열린 세션중에 가장 마지막 세션이었다.

(다른 컨설팅 회사들은 global scale의 트레이닝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회사는 경쟁사들에 비해서 아직은 작은 사이즈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작고, 문화가 살아 있는 회사를 다니는 좋은 점 중에 하나이다.)

대학을 막 졸업하고 온 신입사원에 대한 트레이닝이다보니 가르칠 내용이 많다. 총 10일짜리 프로그램으로, 우리 회사의 글로벌 트레이닝 중에서 가장 길게 편성이 되었다. 중간에 하루 쉬는 날이 있다. 거의 2주에 달하는 기간이다. 트레이너들은 3일 먼저 도착해서 커리큘럼을 함께 공부하는 Train The Trainer라는 세션도 있었다. 각 트레이너들이 몇가지 주제를 맡아서 미리 공부를 해 온 다음에 다른 트레이너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커리큘럼만 보자면 거의 MBA의 기초 파이낸스, 마케팅 과정 및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 실습을 10일에 압축시켜 놓았다고 보면 된다. 전세계 각지에서 오는 20대 초반의 컨설턴트들이다보니 백그라운드나 경영학에 대한 지식수준도 모두 다르다. 특히 미국에서 오는 친구들의 경우에는 학부에 경영학과가 있는 경우가 드물어서 전반적으로 미국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한편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서 오는 경우에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친구들이 많거나, 심지어 industry hire라고 불리는, 이미 직장 경력이 1-5년까지 있는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아마도 그런 친구들에게는 새롭다기보다는 기존의 지식을 refresh하거나, 우리 회사에서 해석하는 방법론에 대해서 배우는 기회가 되었던것 같다.

150여명의 학생들을 한 팀에 5-6명 정도로 나누어서 25개 팀을 만든다. 몇몇 세션은 150명이 단체로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세션은 트레이너가 break-out 룸에서 자기 팀만 데리고 교육을 진행한다. 약 80% 정도는 이렇게 소분 단위의 작은 세션이었다.

내 팀에는 샌프란시스코 오피스 1명, 뉴욕 오피스 1명, 상파울로 1명, 도쿄 1명, 그리고 파리 1명 – 이렇게 총 5명이 배정되었다. 중간에 파리 테러 뉴스가 있어서 파리에서 온 친구는 좀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아주 즐겁게 트레이닝을 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2주 동안 너무 친해져서 헤어지기 싫고, home office에 돌아가기 싫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

컨설턴트의 기본적인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툴킷(toolkit)들을 중심으로 가르치다보니, 가르치는 나도 배우는 점이 많았다. 한참을 일하다가 다시 펴보면서 새롭게 ‘아, 맞다. 이런것도 있었지’ 라는 느낌을 주는 것들 말이다. 마치 단기간에 “컨설팅 기초과정” 이라는 책을 후루륵 읽어 내려간 느낌이 든다. (물론 그런 책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팀장이 되고 나서부터는 컨설턴트의 가장 기초적인 업무인 문제해결보다는 점점 다른 일들에 대한 시간할애가 늘어난다. 그 두가지가 바로 클라이언트 관리와 멘토링/트레이닝이다.

트레이닝과 멘토링에서 얻는 기쁨은 사실 컨설팅 일 자체에서 얻는 것 못지 않게 크다. 아니, 어떻게 보면 그보다도 더 크다고 할 수도 있다. 내가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도 많이 느끼고, 신입 컨설턴트들이 털어 놓는 고민에서 예전의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또 우리 세대와는 다른 점들을 보기도 한다.

이번 트레이닝에서 트레이너들끼리 모여 있을 때, 우연히 밀리니얼 세대 (Millennials)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나누었다. 즉, 80년대 이전 내지는 초반에 태어난 친구들만 하더라도 빡세게 일하고 많이 배우는 것에 대해서 많은 가치를 두었지만, 80년대 후반, 혹은 90년대 이후에 출생한 친구들은 그런 것에 대한 가치를 많이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뱅커나 컨설턴트와 같이 리스크가 아주 높지 않으면서 고소득을 올리는 직업에 대한 가치평가가 높고, 긴 업무시간 및 높은 업무강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이해하는 편이었던 세대가 우리 세대라면, 최근에 들어오는 친구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아마도 가장 큰 변화는 스타트업들이 생겨나면서 일은 덜 하면서 돈은 더 많이 벌 수 있고, 일 자체도 cool 한 일들이 많이 생겼다는 점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컨설팅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서 전세계 각지에서 온 팀장급 컨설턴트들이 거의 30-40분을 할애해 가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난다는 점이 놀라웠고, 전세계의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나 가치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동기화되고 있는지 다시 깨달을 수 있는 기회였던것 같다.

2주간의 트레이닝을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느끼고, 보고, 체험했다. 짧은 영어의 트레이너를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나를 믿고 따라준 나의 그룹에 속해있던 친구들에게 너무 고맙다.

One thought on “컨설팅에서의 트레이닝과 멘토링

  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남을 가르치면서 내가 배운다는 말이 맞는것 같습니다. 또한 요즘 세대들이 Work life balance를 중시하는게 비단 한국만의 트렌드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계속 건승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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