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소녀 사건과 거짓말의 성립조건

워싱톤 포스트에서도 이번 하버드-스탠포드 합격 사실을 거짓으로 말한 소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국내 언론 뿐 아니라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이런 시각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한것 같고, 제3자의 시각에서 한국의 비뚤어진 교육제도, 그리고 부모님과 사회의 기대를 채우기 위한 학생들의 압박감에 대해서도 잘 다루고 있다.

http://www.washingtonpost.com/local/education/harvard-stanford-admissions-hoax-becomes-international-scandal/2015/06/18/4abac970-156a-11e5-89f3-61410da94eb1_story.html

이 기사를 읽고나서 우연히 거짓말에 대한 아래 TED Talk를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거짓말은 상호적인 것 (Lying is a cooperative act)” 라는 말이 와닿는다. 거짓말은 그 말을 듣는 상대방이 동의해야만 성립한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것(what you’re hungry for)과 이상을 이어주는 거짓말이 등장할 때 상대방이 기꺼이 믿어준다는 것이다.

굉장히 인사이트 있는 말이다.

그녀는 그녀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브릿지(Bridge)를 찾기 위해서 거짓을 말했을 것이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가 좋은 대학에 가기를 바랬기에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였을 수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런 천재 소녀가 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었기에 그녀의 거짓말을 덥썩 받아들이고 모든 언론들이 앞다투어 보도하기 시작했을 수 있다.

그렇다. 거짓말은 상호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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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나라에서 정치가들처럼 많은 의심을 받는 사람들이 또 있을까? …

나는 개인적으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컸던 사람인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것이다. 역사상 최고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으니 말이다. 온갖 스캔들에 대해서 무언가 솔직하지 못하다는 느낌은 많이 있었지만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그의 말을 믿어주었던 것이다. 어느 정도 과거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고, 대신에 일을 똑바로 해주기를 바랬던것 같다. 왜냐하면 믿고 싶었으니까…

2012년 대선에서도 우리는 박근혜 당시 후보의 말을 많이 믿어주었다. 요즘들어 부쩍 온라인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들이 많다. 대통령으로 뽑아 놓은지 불과 2년 반만인데, 이렇게 또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참 드라마틱 한 일이다. 무능력함에 대해서 비판도 많지만, 애초에 했던 말들과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많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었던 말들만 믿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믿고 싶은 말만 들으니 말이다. 상대방이 너무 내가 듣고 싶은 말들만 할 때는 그 말이 사실인지 검증하는 것도 자신의 몫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그렇게 철저하게 검증을 했는지, 아니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는 사람을 무조건적으로 믿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일이다. 혹은 그렇게 무조건적으로 믿었던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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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TED Talk 말미에 보면 Pamela Meyer는 거짓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거짓으로 성공을 거두었다면, 다음부터는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시그널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게 못하고 계속 어물쩡 넘어가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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