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체제 만들기 – 개인이 통일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우연히 백낙청 교수님의 ’2013년 체제론’을 접하게 되었고, 궁금증에 못이겨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2013년 체제란 1987년의 변화에 버금가는 체제의 변화를 말한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2013년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통일을 위한 첫번째 단추 끼우기’가 시작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987년 체제란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룩한 변화를 이야기하며, 백낙청 교수님에 따르면 그 체제가 오늘날 2012년까지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1987년 체제는 많은 한계를 노출했으니, 앞으로 다가올 2013년 부터는 단순히 정권교체 뿐 아니라 1987년 체제변화에 버금가는 새로운 체제 변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골자이다.
2013은 숫자일 뿐….
이 책은 주로 정치적인 담론과 과거 우리나라 정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우리나라 정부와 북한에서 발표한 여러가지 선언들 및 천안함, 연평도 사건 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정치 담론에서 그러하듯이 많은 표현들이 숫자로 이뤄져 있다. 12/12, 5/16, 87년체제, 6/15 선언, 6월 항쟁 등등… 40대 ~ 50대 분들은 이렇게 숫자만 들어도 그게 무슨 사건이었는지 쏙쏙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30대 초중반인 우리 세대만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그게 뭔지 잘 모른다.
비단 과거의 사건 뿐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 비전도 꼭 이렇게 숫자로 ’2013년 체제’ 라고 묘사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사실 2013년이 되었든, 2014년이 되었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정작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서는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통일에 있어서, 단지 정부의 손가락과 입술만 쳐다보면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날 것을 기대하지는 말고, 민간에서부터 많은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개인은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나?
요컨대 독일은 냉전종식과 함께 한순간에 통일이 되었고, 베트남은 전쟁으로 한순간에 통일이 되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한방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남과 북이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은, 우리는 앞으로 천천히, 단계적으로 통일을 이뤄나가기로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는 얼마든지 민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이 백낙청 교수님의 논지인듯 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이 책 어디를 봐도 구체적 행동 계획이나, 이 책을 덮고 나서 당장 개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계속 물음표를 만들었던 부분은 남쪽이야 얼마든지 민간에서 통일을 위한 움직임을 주도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북측에 ‘민간’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만큼의 대상이 존재하는가? 라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백낙청 교수님 의견의 큰 줄기에는 모두 동의한다. 이미 1987년 이후에 이뤄진 민주화는 많은 성과를 거두었을 뿐 아니라 그 한계도 어느정도 보여주었다. 이제는 많은 정치인들이 정치 민주화는 어느정도 이뤄졌으니 ‘경제 민주화’를 하자고 한다. 그런데 사실 나같은 경제/경영학과 출신의 사람들에게는 이런 ‘경제 민주화’같은 단어는 듣도 보도 못한 생소한 개념이다. 누군가 말했던 것 처럼 한쪽에서는 계속 경제발전과 부의 축적만 외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 민주화만 외치는 상황이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그들이 외치는 개념들이라는 것은 이미 30-40년째 반복되고 있는 것들이다.
물론 그러한 경제발전이나 민주화 라는 대립의 구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며, 그들이 현재 완성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통일에 대한 해답이 조금이라도 나오지 않으면 더 이상 우리나라의 구조적 모순들이 해결되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형국에서 백낙청 교수님께서 말하는 ‘통일에의 민간참여’라는 것에는 어떤 형태가 있을지, 그리고 우리 각자 개개인들이 통일을 위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들은 과연 무엇일지 계속 생각해보게 된다.

통일이 언제 될지는 모르지만 우리 생각보다 빨리 될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개인의 삶에서 통일을 준비하고 또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협력하여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