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킹 다이어트
MBA에 합격하여 8월 출국을 앞두고 있는 예비 MBAer들에게 6월은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느낌을 받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은 이 때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성향에 따라 크게 두 타입으로 나뉘어 1) 평소에 꼭 해보고 싶었던 일 – 오전 9시에 커피숍에서 느긋이 아침 즐기기, 한 달 이상의 일정으로 배낭여행 떠나기, 미국에서의 화려한 라운딩을 꿈꾸며 골프 배우기 – 을 하는 부류와, 2) 미래를 위한 투자 – 고급영어 구사를 위한 통번역 학원 다니기, 회계/재무 등 경영학 공부하기, 원하는 분야에서 박봉을 감수하고서라도 pre-MBA internship 경험하기 – 를 하는 부류로 구별된다. 그런데 어떤 부류를 택하든지 간에 예비 MBAer 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수많은 Networking Events 이다.
- 컨설팅 펌들로부터의 Pre-MBA Dinner
- 합격한 MBA school 동기들과의 모임
- 합격한 MBA school 선배들과의 Mixer (동문회)
- 업계에 계신 MBA school 대선배님들이 사주시는 저녁
- Top 15 MBA school 합격자들간의 행사
- 같은 undergraduate school 출신의 MBA 합격자 모임
출국을 앞두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개인적인 약속과 함께 이러한 events 까지 빠지지 않고 참석하다보면, 부모님이나 배우자로부터 너무 놀러다닌다는 일종의 구박을 받기도 한다는데 대부분의 MBAer 들은 곤란한 상황을 이런 말로 탈출하곤 한다. “네트워킹 해야돼…”
십 여년 전부터 networking이라는 화두가 우리 사회에 등장하기 시작하여, 이제는 서점가에 내용도 없는 본문에 네트워킹이라는 현란한 제목을 붙여 파는 책들이 범람할 정도로, 직종과 나이를 불문하고 이 주제에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듯 한다. 필자 역시 ‘네트워킹 다이어트’라는 생소한 제목으로 독자의 시선을 우선 잡아 둔 죄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필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접한 책 한권을 소개하면서 꿋꿋이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한다.
Harvard Business School 출신의 Keith Ferrazzi 등이 저술하고 유명한 이미지 컨설턴트 이종선씨가 번역하여 당시 국내에서도 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사실 이러한 자기계발서 류의 책들은 읽고 나면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내용이 없는 허무함 때문에 즐겨 읽지 않는데, 회사에서 독서캠페인의 일환으로 책을 나눠주었고, 때마침 잡혀있던 출장으로 런던행 비행기에서의 무료함을 달래주었기 때문인지 유독 이 책 만큼은 열정적으로 읽게 되었다. 이후 private equtiy 업계로 이직하여 저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나름의 네트워킹이라는 것을 시작했는데, 당시 참여했던 모임은 대략 다음과 같다.
- 눈사람 – 눈이 오는 날 처음 조직된 Private Equity 업계 사람들의 모임 (20~30여명)
- 예삐회 – 예쁜 삐이에프(PEF) 여자들의 모임 (9명)
- 수요 테니스회 – 수요일마다 장충코트에서 테니스를 치는 금융업계 사람들의 모임 (10명 이하)
- xx Finance – Finance 업계에 종사하는 xx 고등학교 동문회 (30여명)
얼핏 보면, 좁은 private equity 업계에서 다수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어 약간의 공식성을 띠는 공식적인 네트워크(눈사람)와 여성이 많지 않은 업계에서 서로 힘이 되자고 만든 비공식적 네트워크(예삐회), 그리고 테니스 라는 취미활동을 통한 친목단체성 모임(수요 테니스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맥을 구축한 것 같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각 모임의 성격과 구성원은 매우 달랐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finance 라면 큰 박스에 갖혀 뛰어 나오지 못하고 그 박스가 세상의 전부인 듯 착각하는 개구리 같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체험 마케팅(Experiential Marketing)의 창시자이자 Columbia Business School의 교수인 Bernd Schmitt 씨는 “큰 생각을 하려면 자신을 색다른 경험에 수없이 노출시켜보라 (It’s much better and much more innovative and you will get bigger idea, if you are looking outside of your own business.)” 고 말한다. 경영자 입장에서 동종업계의 트렌드를 베끼려하지 말고, 고정관념을 깨고 양립할 수 없는 것들을 결합하려는 시도를 해보는 big think를 해보라는 것이다. 우리 각자 개개인의 삶에도 이런 생각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 이제 본 포스팅의 제목에 담겨있는 의도를 밝히고자 한다.
DIET : the deliberate selection of food to control body weight or nutrient intake
우리가 체중을 줄이거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음식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섭취하듯이, 사회적인 성공이나 혹은 보다 풍만한 삶을 위해서는 네트워킹을 보다 신중하게 선택하고 참여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신중하다’라 함은 ‘이 사람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를 따져서 선별적으로 사람을 만나라는 이기적인 뜻이 아니라, 기왕이면 나와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 나와 취미가 다른 사람, 나와 공통점이 없을 것 같아 보이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을 시도해보라는 의미의 신중함이다. 살을 빼려면 평소 입맛에 편안한 피자, 치킨, 콜라의 익숨함으부터 벗어나 닭가슴살, 선식, 물 등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쉽게 손이 가지 않는 음식과 가까이 해야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나 할까.
MBA 입학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나, 향후 MBA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 그리고 그 외의 모든 business people 의 네트워크가 한층 풍요로워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와우 님 완전 공감가요.
학교생활(및 골프생활) 2년동안 같이 잘해봐요 ㅎㅎ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다이어트의 참뜻을 돌이켜보게되는 글이네요! 잘 읽고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