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2012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 (CRW, Chicago Restaurant Week) 체험기
2012년 2월 17일부터 26일까지 10일간 시카고 지역에 있는 레스토랑들이 참여하는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가 있었다.
이 행사는 각종 레스토랑들이 자신들이 엄선한 메뉴를 선보이고, 그 메뉴들을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는 행사. 10 일 동안 벌어지는 이 행사에는 평소에는 엄두도 못낼 레스토랑들이 (비교적) 낮은 가격에 메뉴를 내놓기도 하고, 레스토랑 위크를 위해서 따로 메뉴를 마련하기도 한다.
작년에는 리크루팅으로 바쁜 와중에 아쉽게 레스토랑 위크를 보내버린 나였기에, 올해에는 좀 욕심을 부렸다. 10일동안 무려 6군데의 레스토랑을 간 것.
아래 레스토랑들이 올해 방문한 레스토랑들이다. 자세한 이야기를 말로 적는 것 보다는 최소한의 설명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햇다. 모처럼의 기회이니만큼 미슐랭 one star 를 되도록 많이 체험하려했고, 스테이크, 아메리칸, 이탈리안, 중동음식, 캐주얼, 시푸드 등으로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체험해 보려는 것이 포인트였다.
1. Blackbird (One Star)
http://blackbirdrestaurant.com/
모던 아메리칸 스타일이었다. 거위 가슴살하고 도미를 먹었는데, 모두 단백하면서도 크리스피한 맛. 디저트로 먹었던 에스프레소 케익과 에스프레소를 한잔 따로 시켜서 먹었는데, 환상적이었음
2. Devon Sea Food Grill
www.devonseafood.com
시카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시푸드 레스토랑. 분위기도 대중적이고, 약간은 발랄한 분위기랄까? 랍스터가 아주 푸짐해서 껍질을 박차고 나왔다. ^^ 그 밖에는 조금 평범한 편.
3. Ruth’s Chris Grill
http://www.ruthschris.com/Steak-House/7734/Chicago
시카고 하면 역시 스테이크! 루스 크리스는 시카고 지역에서도 유명한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이다. 나는 시카고 다운타운으로 가면 번거로울 듯 해서 노스브룩점으로 갔다. (시카고 북쪽 30분 정도 떨어져 있으며 내가 사는 에반스톤 보다 좀 더 북쪽이긴 하지만, 더 가까움) 이 레스토랑은 Duckhorn 와인 라인을 매우 좋아하는듯 해서 와인 리스트에 대부분 덕혼이 있었다.
Fillet는 훌륭했는데, 주문할때 unsalted 로 해서 소금을 뺄 것을 권한다. 이곳에서는 사진을 못찍어서 직접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시카고에 있는 주요 스테이크 하우스는 Morton’s, The Capital Grill, Lawry’s 등을 가봤는데, 이 곳도 그곳들 못지 않게 훌륭하다.
4. Spiaggia (One Star)
http://www.spiaggiarestaurant.com/
시카고 미시간 애비뉴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 예약이 시작되자마자 거의 다 예약이 완료되어서 조금 늦은 우리 부부는 점심때 브런치를 먹기로 했다. Spiaggia Cafe 라는 스피아지아 바로 옆에 붙은 카페에서 브런치를 먹었는데, 이번 레스토랑 위크 선택중에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레스토랑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올리브 오일! 식전에 나오는 빵을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에 찍어 먹는 순간 내 와이프는 그 오일을 따로 파는지 궁금해 했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감자칩과 팝콘과 피스타치오도 훌륭했지만, 모짜렐라와 살구, 피자 모두 최고의 퀄리티. 특히나 나는 와인을 좋아해서 모짜렐라+토마토 조합은 많이 먹는 편인데, 오일이 좋아서인지 살구가 좋아서인지 아니면 모짜렐라 자체가 훌륭해서인지 너무 맛있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로 나오는 티라미스는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사라진다.
(메뉴는 실제로는 조금 달랐다. 특히 디저트가 달라서 디저트 부분은 생략)
5. Naha (One Star)
www.naha-chicago.com
나하에 대해서 Yelp.com 등을 찾아보면 American이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middle-east 혹은 북아프리카 스타일에 가까운 것 같았다. 그만큼 이국적이고, 독특하다. 이곳도 평일 브런치를 갔는데, 이곳의 브런치도 굿딜.
이곳은 독특하기도 하지만, 음식 재료의 조합에 각별한 신경을 쓰는듯 했다. 식재료들이 서로의 맛을 채워주는 효과가 장난이 아니었고, 식재료간의 식감도 잘 어울렸다.
자꾸 음식 외적인 것에 눈이 가는데, 이곳의 버터와 빵도 너무 독특하고 맛있어서 버터를 도대체 어떻게 만드는지 쉐프에게 물어보고 싶을지경이었다. 오징어 삶은 것과 치킨다리, 고베 와규 안심요리, 그리고 디저트로는 바나나, 캐슈, 카라멜 크루스타드를 먹었다. 돌이켜보니 고베 와규 안심 요리와 디저트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6. Sepia (One Star)
www.sepiachicago.com
세피아의 분위기는 매우 캐주얼해서 이곳이 미슐랭 One Star 라는 점이 조금은 놀라웠다. 바깥에서 보면 갤러리 같은 느낌인데, 내부로 들어가면 매우 아늑하고, 인테리어가 훌륭했다.
비트와 리크로 만든 스프는 아직도 와이프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고, 내가 먹었던 햄버거와 샐러드도 훌륭했다. 평소 먹는 메뉴들인데, 좀더 진일보된 맛을 맛보고 싶다면, 그리고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나가며…
1. Opentable.com
이번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에서 정말 유용했던 것은 opentable.com 이었다. 모든 예약을 다 opentable.com으로 했다. 너무 편리했고, 시간을 변경하기도 편했고, 현재 예약이 남은 곳들을 확인하기도 편리했다. 왜 한국에는 이런 소프트웨어가 없을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2. lunch is better deal than dinner
점심때나 저녁때 다양하게 레스토랑들을 가 봤다. 물론 같은 곳을 점심/ 저녁 모두 가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bias가 있지만, 대체로 점심 딜들이 더 좋았다. 아무래도 미슐랭 one star 레스토랑은 레스토랑 위크라서 가격을 좀 깎았다고는 하지만, 두사람이 먹기에는 약간 비싼 가격대임은 틀림없다. 반면 런치딜은 느긋하게 브런치로 즐기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았고, 시간적으로도 훨씬 여유있게 식사를 즐긴 것 같다.
3. No Same Restaurants
6군데의 레스토랑을 다녀봤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그 레스토랑들의 모든 음식들이 생각나고, 맛도 다 묘사할 수 있을 정도로 각 레스토랑마다의 특징이 살아있다. 아마도 미슐랭 one star 정도 혹은 전미에 체인을 낼 정도로 고급 레스토랑의 반열에 올라가려면 가장 중요한 특징 중에 하나는 아마도 다른 레스토랑과의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4. Trial Building (첫 시도를 위한 과감한 제안)
솔직하게 말하자면 10일 동안 6군데의 레스토랑, 그리고 그 중에 절반은 미슐랭 one star라는 점은 우리 부부에게는 좀 욕심을 많이 낸 일정이다. 하지만 이런 고급 레스토랑들의 음식을 짧은 기간동안에, 평소보다 30~40% 정도 할인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같은 초심자들 혹은 관광객들에게는 시카고의 레스토랑의 세계에 첫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번 레스토랑 위크의 할인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우리 같은 유학생, 그리고 관광객 등에게는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어디 있겠는가? 아마도 이것이 바로 레스토랑 위크의 핵심 아이디어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도 서울 레스토랑 위크 (SRW)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는 주최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울에도 현대카드가 주최하는 고메위크, 시티카드가 주최하는 레스토랑위크 등 몇몇 유사 행사가 있습니다.
그건 카드사 할인 행사 아닌가요? ㅎㅎ 메뉴도 그냥 그대로구요. 서울시를 대표할만한 행사가 있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이번 레스토랑 위크에서 나하를 갔을때 보니까 뉴욕에서 시카고 레스토랑 위크때문에 시카고 온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카드 할인 행사하고는 좀 다르죠. 카드 소지자만 할인이 되기는 하지만도. CRW처럼 메뉴도 따로 있고. 고메위크는 꽤 규모가 커서 행사 기다리고 레스토랑 투어하는 사람들도 꽤 많더이다.
눈이 즐거운 포스팅 감사합니다. 루스 크리스의 스테이크 용량은 얼마인가요? 정말 커보이네요.
한국에서는 현대카드의 가 연2회 그 역할을 하고는 있는데.. 특정 회사 마케팅의 일환이라서 좀 아쉬움이 있죠. 참여하는 곳도 그렇게 많지는 않고요. 뉴욕은 시 관광청에서 아예 주관하는 것 같던데 시카고도 그렇지 않을까 싶군요.
우리는 CRW 메뉴 중에서 Petit Fillet를 먹어서 정확한 용량은 모르겠는데, 작은걸로 먹었음. 아마도 위의 사진은 평소 메뉴인듯. 그런데 미국의 스테이크들은 평소 용량대로 먹으면 매우 배부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