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Feb
대체 불가능한 강호동, 옳은 인재일까?
*강호동 복귀?
SBS의 인기 연예 프로그램인 ‘강심장’의 MC인 이승기가 곧 하차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맞추어 이승기와 함께 같은 프로그램의 더블MC를 맡았다가 탈세의혹으로 방송에서 잠정은퇴를 발표한 강호동이 복귀할 지도 모른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이와 같은 루머에 대한 강호동 본인은 그럴 예정이 없다고 소문을 일축하였다고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방송가에서 강호동의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 그가 조만간에 방송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상황을 보고 나니, 작년 9월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잠시 했던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과연 ‘대체 불가능한 인재’는 옳은가?
학부 시절, 나름대로의 목표를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자!’로 정했던 적이 있다. 무슨 일을 하든 어디에서든 ‘내가 아니면 안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인재는 능력이 있을 것이고 전문성이 있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조직 내에서 높게 평가 받을 것이고 궁극적으로 바람직한 인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면 나도 행복해질 것이라고 막연하게 기대했었기도 하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건대, 대체 불가능한 인재는 옳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강호동이 없는 1박2일과 강심장은 그가 있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재미 있고 인기도 있다. 강호동이 없는 무릎팍도사는 폐지되었다. 어느 강호동이 옳은 인재일까? (물론,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개개인과 톱스타인 강호동을 비교하는 것은 어폐가 있을 수도 있지만, 인재와 조직에 대한 은유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호동과 여러 프로그램의 운명은,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되어 조직을 떠나면 그 조직이 사라지는 인재가 되는 것이 과연 옳은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강호동 본인은 자신이 없으면 프로그램이 돌아가지 않는 인재가 됨으로서 높은 수입과 인기를 얻게 되니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조직 전체의 입장에서 보면, 한 중요 인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그 사람의 행보에 따라 조직의 흥망이 좌우된다면, 그런 조직은 결코 바람직한 조직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그런 인재도 과연 옳은 인재인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도 자기가 아니면 안되는 인재는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인재에게는 많은 부하가 걸리게 될 것이고, 다른 누구보다 빠르게 소모되고 피로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시스템에 기여하는 인재
지식경영이라는 말이 기업의 화두가 된지도 한참이 지났다. 지식경영은 암묵지(Tacit Knowledge)를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바꾸어 조직 구성원이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을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지식경영도 결국은 한 사람 핵심인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조직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창안된 개념이 아닐까 생각한다. 조직을 위해서나 자신을 위해서나 장기적으로 승리하는 길은, 내가 없어도 잘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어야만 나의 노하우를 조직의 다른 구성원과 적극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사람이 아닌 시스템이 경영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극단으로 확장되어 한국 재벌들의 족벌경영과 세습이라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고, 아직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는 독재와 탄압도 나 아니면 안된다는 독선의 결과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 기업에는 한국 기업에서와 같은 경영권 세습이 흔치 않다. 이것 또한, 사람이 경영하는 조직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경영하는 조직으로 진화한 결과는 아닐까. 스티브잡스가 애플을 떠난 1985년 이후, 애플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가 복귀한 이후 애플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를 다투는 기업이 되었다. 물론, 기업의 성쇠를 한가지 이유로 설명 할 수는 없겠지만, 결과적으로 스티브잡스의 부재가 애플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보면, ‘대체 불가능한 인재’라는 것이 얼마나 조직에 위험한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한번 스티브잡스가 없는 현재의 애플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는지를 지켜보면, 그가 끝까지 대체 불가능한 인재로 남았었는지 아니면 자기가 없어도 훌륭히 굴러가는 조직을 만들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 결론적으로…
대체 불가능한 인재를 택하기 보다는 자기가 없어도 잘되는 조직을 위한 시스템을 만드는 일에 기여하는 것이 ‘존경받는 인재’가 되는 길이 아닐까. 조선을 창업한 태조보다도 조선의 시스템을 만든 세종과 성종이 더 존경받으니 말이다.
ps. 나는 개인적으로 강호동보다 유재석을 좋아한다. 그가 없는 무한도전은 상상할 수가 없다. 그러나, 어쩌면 유재석은 탁월한 인재일지는 모르지만 옳은 인재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적극 동감합니다. 내가 떠나더라도 그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회사에 기여를 많이 했다는 전제하에) 좋은 인재의 밑거름인 것 같아요.
“나 없이는 안돼”식 사고는. 스스로의 ego를 높여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회사에 큰 risk를 안겨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또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는.
미국식의 “스스로 자라라”와 한국식 “선배들에게서 배우며 자라라”의 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나 없이도 돌아가는 조직을 만드는데 기여한 인재를 높이 평가해주는 문화도 필수적이겠지요. 지금은 다분히 없으면 안돼는 인재를 높이 평가하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