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가 소녀시대를 광고모델로 쓴다면?
얼마전에 한국에 갔을 때, 한 지인이 물어왔다.
경쟁사에서 톱 연예인을 써서 광고 캠페인을 준비중인데, 과연 어떻게 대응하는게 좋을까? 라는 문제였다. 비밀유지를 위해서 업계를 밝힐 수는 없으나, 경쟁사는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준비중이며, 연예인도 완전 톱 레벨로, 그것도 여러명을 쓴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분의 회사 근처에서 식사를 하면서 그 분의 고민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실무 마케팅 경험을 오랫동안 해 본 결과 내가 연예인을 내세우는 광고 캠페인에 대해서 갖는 생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연예인들의 몸값은 너무 비싸다. 게다가 행사나 촬영등에 나올때의 거마비(=교통비라는 뜻)까지 계산하고, 그들의 몇몇 요구를 들어주다보면 가격이 장난 아니다. 그리고 특히 TV광고는 제작 비용도 너무 비싸다. 따라서 합리적으로 계산기를 퉁겨보면, 그 금액만큼의 ROI를 뽑아내기는 쉽지 않다. 이 점은 대부분의 이성적인 사람들은 알 수 있다.
하지만 써도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위의 전제들을 뒤집는 경우다. 즉, 1) 광고를 집행하는 사람이 합리적일 필요가 없거나, 2) 광고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때이다. 그 밖에 최근 한류스타들이 워낙 약진하고 있어서 광고 하나를 만들어서 다른 나라의 시장까지 다 커버하는 등으로 범위를 넓혀서 오래 써먹으려고 할 때 등이다.
아무튼 나의 지인의 고민에 대한 나의 대답은 절대로 연예인 써서 대응하지 말아라. 그들도 언젠가는 그걸 깨닫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라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계속 하다보니 그래도 왠지 계속 톱 연예인을 써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이유는 나의 지인의 회사를 통해서 자신들의 제품을 마케팅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우리 둘 다 ‘이거 치킨체인 상황이랑 비슷하네’ 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국내에 여러번의 치킨체인의 세대교체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굽네치킨이나 네네치킨이 대세가 아닌가 한다. (적어도 내가 한국에 있던 2010년에는 그랬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치킨체인점의 광고 대결이 볼만하다. 굽네치킨은 소녀시대, 네네치킨은 유재석+티아라다.
대기업들도 소녀시대나 유재석 정도 되는 모델을 쓰려면, 엄청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거나, 아니면 정말 돈을 한번 제대로 써보기로 작정을 해야 가능하다. 그런데 치킨체인점들은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그 이유는 수 많은 체인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수 많은 체인점들은 체인의 본사에게 마케팅을 ‘제대로’ 해 줄 것을 기대한다. 그리고 그런 지원이 없을 경우에는 굉장히 모티베이션이 떨어진다. 본사차원에서는 계산기를 튕겨서 수지타산이 안 맞아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체인에게 자신들의 자신감과 역량을 보여줌으로써 앞으로 미래의 체인점 모집에 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은 물론, 체인점들의 모티베이션을 신경써야 하는 것이다.
Kellogg에서 광고전략론 (advertising strategy)라는 수업을 들었다. 매년 미국의 수퍼볼 때가 되면 기업들이 엄청난 금액을 들여서 광고를 집행하는데, 그 중에는 GM, Toyota, VW 등의 자동차 회사가 많다. 그리고 유독 내가 이 수업을 듣던 2011년 초에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광고가 많았다.
나는 교수에게 이런 광고가 과연 ROI가 나오는지 물었다.
교수의 답은 의외였다.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딜러들과의 관계인데, 지금 현재 특히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딜러들이 많이 모티베이션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이 이렇게 광고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인 디트로이트 출신의 래퍼 에미넴의 크라이슬러 광고다.
요약하면, 때로 광고의 타겟은 소비자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의 타겟은 당신을 따르는 다른 수 많은 이해관계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이해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은 톱스타를 사용한 광고일까?를 잘 생각해봐야 한다. 상대방이 소녀시대를 쓴다면, 우리는 더 이상 좋은 아이돌을 쓰기는 어렵다. (사실이다) 그래서 티아라를 써봐도, 2위라는 인식만 더 심화시킬 수도 있다. (네네치킨은 그래서 거기에 유재석까지 얹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로 먼저 막대한 돈으로 1위 연예인을 쓰는 상대방을 이기기 어렵다.
연예인을 사용하는 광고에 대해서 몇가지 정리하고 결론을 지으려고 한다.
1. 쓸거면 1등 연예인을 써라. 아니면 싼 연예인을 써서 뜰 때까지 오래 키우는게 낫다.
2. 쓸꺼면 화끈하게 쓰고, 매체 비용도 후끈하게 써라. 그렇게 못할꺼면 하지 않는게 낫다.
3. 소비자 말고 다른 이해관계자를 위해서 광고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먼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더 생각해보라. 정답은 연예인 광고가 아닐 수도 있다.
4. 경쟁사가 소녀시대를 쓰면 게임 끝이다. 차라리 광고를 만들 비용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라.


안녕하세요 이 포스팅 덕분에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그래요? 면접에서 물어봤나요?
아무튼 도움이 되었다니까 기쁘네요.
경쟁사가 소녀시대를 쓰면 게임 끝이다. 하하 소녀시대가 대세는 대세인가봐요.
경쟁사가 소녀시대를 쓰면 게임 끝이다 ㅋㅋ 인상적이네요
앞으로 광고를 인식하는 관점이 달라지겠네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