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메일을 보고 든 사소한 생각

 

예전 이메일을 찾다가, 작년 초, 유학을 준비하면서 받았던 이메일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아래 셋은 다 ding mail이다(ding mail도 어쨌든 나의 ‘역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보관하고 있다).

“Decision Available Online”

“Application Status Update”

“Decision Notification”

 

“News from the Kellogg School of Management”

어느 날 새벽에 습관적으로 확인한 이메일 수신함에서 Kellogg에서 온 메일 제목을 봤을 때, 제목의 무덤덤함 때문에 나는 별 특별한 내용이 없는 학교 광고 메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는 이렇게 민감한 시기(합격자 발표 시즌)에 쓸데 없이 광고 메일이나 보내는 Kellogg에 살짝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그것은 생각과는 달리, 합격 통보 메일이었다.

Kellogg로부터 온 어드미션 통보 메일 (원본 일부 편집)

메일을 한참 반복해서 읽으면서 느꼈던 그 벅찬 감동과 성취감은 대단한 것이었다. 살면서 중요한 몇 차례의 관문을 통과했지만, 작년 그 순간 만큼의 감격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게도, ‘탑 스쿨 어디 하나는 가겠지’라고 턱도 없이 자만하면서 준비를 시작했고 이리 저리 시행착오를 거쳤다.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라면 절대로 사양하고 싶은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 (그마저도, 주변을 살펴보니, 나는 정말 감사하게도 비교적 수월하게 준비과정을 마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솔직히, 입학 후 지난 1년 간, 학교가 나에게 주는 가치가 기대만큼 높지 않다는 성급한 판단을 하기도 했고, 유학을 후회하기도 했다.

합격 통보 메일을 우연히 다시 읽어 보니, 작년의 감회가 다시금 떠오른다. 그렇게 감격하고 감사히 여겼던 그 순간을 꼭 기억해야겠다. 방학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면, 학교가 주는 것들을 열심히 경험하면서 남은 1년을 보내야겠다. 더불어, 지금 마닐라에서 인턴을 하면서 지진, 태풍과 장마, 그리고 만성적인 스모그까지, 하루 하루 투덜거리는 심정으로 지내고 있는 지금 내 모습을 반성한다.

지금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불평하지 말고,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기는 법을 배워야 할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