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온라인 게임의 스타마케팅이 불편하다

DISCLAIMER:
1) 필자는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음; 고로 온라인 게임업계에 대해서 잘 모름
2) 필자도 마케팅에 대한 정답을 갖고 있지 않고, 계속 고민 중임
3) 필자가 경영하는 회사는 연예인을 쓸만큼 돈이 없음; 그렇다고 배아파서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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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는 믿음은 우리나라에서는 ‘스타 마케팅’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잘 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광고에 연예인을 모델로서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과연 연예인들을 사용할 때에 과연 어떤 고민을 하고 쓰는 것인지 갸우뚱 하게 되는 경우가 최근 들어서 특히 많았다. 그리고 그런 사례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는 듯 했다.  버스나 지하철은 물론이고 인터넷에서도 많은 게임회사의 광고에서 연예인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과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먼저 마케팅에서 톱스타 혹은 top class 연예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짚어보자.

  • 인지 (Awareness): 사람들이 주목한다. (특히 연예인이 더 유명할 수록) 즉, 단기간에 쉽게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
  • 전달 (Delivery): 연예인이 해당 기업/브랜드가 표방하고자 하는 바를 대변해준다. 즉, 브랜드나 기업이 표방하는 어려운 핵심가치나 존재목적을 연예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이야기할 수 있다.
  • 영감 (Inspiration): (특히 타겟 고객층과 해당 연예인이 유사한 경우) 고객이 연예인 모델과 동일시하거나,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를 동경하여 그 제품/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어진다.
  • 신뢰 (Credibility):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신뢰감을 준다. 특히 연예인이 굉장히 신뢰감이 높은 사람이거나, 타겟 고객층에게 지지를 얻고 있는 경우가 그러하다.

생각해보면 위의 네가지 정도에서 어느 정도 설명이 되는 것 같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서 ‘연예인’ 이라는 단어의 뜻에 대해서 해석해 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이라고 하면 단순히 직역하면 ‘entertainer’ 로 번역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의미는 영어의 ‘celebrity’ 에 해당한다. 그런데 영어의 ‘celebrity’ 라는 단어는 ‘유명인’ 에 가깝다. 즉, 영어로 연예인 마케팅을 번역하면 ‘celebrity marketing’ 으로 번역이 되는 것이다.

그럼 외국에서 celebrity marketing 을 가장 잘 하는 사례는 무엇일까? 구글에서 celebrity marketing 같은 단어를 찾아보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외국의 사례는

 

 

 

  1. 화장품, 술, 담배, 향수, 고급시계 등 (일반적으로 면세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품목들)에서 사용하는 고급스러운 연예인 마케팅 케이스들
  2. 나이키, 아디다스 등이 사용하는 스포츠 스타 마케팅 케이스들
  3. 탄산음료, 시리얼, 초콜렛 등 사용자 층이 아주 넓은 식품소비재의 경우 pop star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들
  4. Amway, Herbalife 등 이른바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들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을 고루 사용하는 경우들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1번은 아마도 연예인들의 이미지를 사용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강조하고 고객들이 그들과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동경하도록 만드는 inspiration 에 해당할 것 같다. 2번의 경우에는 (필자는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과 타이거 우즈가 가장 많이 떠오르는데) inspiration과 더불어서 제품의 효용성을 잘 전달하는 delivery 도 해당하는 것 같다. 3)번의 경우에는 신제품 출시할 경우에 awareness 및 credibility 를 위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 4)번의 경우에는 제품의 효용을 전달하기 위한 delivery 특성도 있지만, 카테고리 특성상 특히 신뢰성 (credibility) 제고를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왜 이렇게 연예인들을 많이 쓰는지 잘 모르겠다. 도대체 그 게임의 어떤 점을 말하고 싶어서 그 연예인을 쓰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대 최고 톱스타, 즉 top class 연예인들을 많이 고용하는데, 과연 그들의 몸값이 나올 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온라인게임대비 어떤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인지도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온라인 게임 업계가 워낙 돈을 잘 버는 곳이라서 top class 연예인을 쓰더라도 쉽게 ROI 가 나오기 때문일까? 한 산업 내에서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이미 너무 많은 top 연예인들을 사용한다. (이정도면 top class 들의 몸값이 높아질대로 높아졌을 것 같다. 한 게임광고에 출연한 연예인은 다른 게임광고에는 출연을 못하기 때문에, 한번 고를때 잘 고르려고 할 것이고, 온라인 게임광고상의 무차별성 때문에 그냥 돈을 많이 주는 곳으로 갈 것 같다. 따라서 모델료가 다른 시장에 비해서 높게 형성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

요컨대

A. 온라인 게임 회사들의 스타 마케팅은 해당 게임이 표방하는 바를 모델이 잘 대변하고 있는것 같지 않다.
B. 유저들에게 신뢰와 영감을 주기 위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 같지도 않다.
C. 스타 마케팅으로 꽤 짭짤한 ROI를 올리는 것 같지도 않다.
D. (내가 게임을 잘 몰라서 그런지 몰라도) 각 스타 마케팅 광고 간에 차별성도 별로 없다.

결론적으로 유일한 그럴 듯한 설명은 “빠른 시일 내에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쓰고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측정이나 하고 쓰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남들이 쓰니까 우리도 누군가 쓰자라는 식으로 쓰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연예인이 나오는 온라인 게임의 배너를 클릭하고 들어가면, 그 연예인은 더 이상 찾을 수도 없다. 즉, 단순하게 인지도 끌어올려서 클릭을 유도하려는 의도였음을 드러내는 점이다. (그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게임의 제작의도나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 등과 무관하기 때문에, 게임 (혹은 그 회사)가 지향하는 바와 맞는 모델도 아닐 것이며, 전략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다는 인상을 버릴 수 없다.

결국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스타마케팅이 불편하다는 필자 스스로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필자는 돈이 있다고 연예인을 무작정 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내 돈도 아닌데, 이렇게 비판하는 이유는 결국 돈을 많이 쓰는 곳이 당시 그 나라에서 가장 HOT한 산업일 수 밖에 없고, 그런 hot 한 업계가 새롭고 참신한 시도로 마케팅의 질을 높이고 폭을 확장시켜 주어야 하는데, 옆에서 보면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 아니라 마케팅/마케터라는 한 프랙티스(practice)측면에서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그럼 어떤 경우가 좋은 스타 마케팅의 사례냐?’ 라고 반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질문이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는 잘 알 수 있지만, 뭐가 맞는 것인지 제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몇가지 사례를 꼽자면…

해외 사례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NIKE의 경우이다. 나이키는 끊임없이 최고의 운동선수들을 sponsor 하면서 그들을 이용한 광고를 활용한다. 그 이유는 나이키라는 브랜드가 의미하는 바가 ‘승리 (Winning)’ 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승리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승리하는 자들이 나이키의 제품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Phil Knight 는 그의 자서전에서 밝히고 있다. (관련포스팅: Shoe Dog http://mbablogger.net/?p=8099) 그 대표적인 사례가 Michael Jordan이나 Tiger Woods 이겠지만, 시작은 Steve Prefontaine 이라는 올림픽 육상 금메달리스트였다. 그 이후로 나이키는 이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렇게까지 일관된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경우를 보기 드물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배달의 민족이 류승룡씨를 일관되게 사용하는 것을 꼽고 싶다. ‘B급문화’를 기반으로 하면서 키치한 이미지를 지향하는 배달의 민족의 브랜드 특성. 이에 맞는 문구들을 항상 근엄하긴 하지만 유머러스한 이미지로 비춰지는 류승룡씨가 전해준다는 컨셉을 일관되게 구현한다. 류승룡이라는 배우가 양복을 입은 모습을 보면 ‘배달의 민족’을 떠올리는 사람들마저 있을 것 같다. 즉, 그 스타의 이미지를 브랜드가 완전히 소유해버린 좋은 사례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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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전에 역삼동 펍에서 뵙고, 간간히 소식만 들었거든요. 이렇게 블로그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넘 재밌어서 이 시간까지 예전 포스팅들 읽고있습니다. 맥쥬 마시면서 읽기에 너무 좋네요. 좋은 글들 써주셔서 고맙습니다~